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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국책은행장, 넥타이 풀고 셀프 결제 휴가 떠난 사연은?

[취재후일담] 국책은행장, 넥타이 풀고 셀프 결제 휴가 떠난 사연은?

기사승인 2021. 08.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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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김윤주
국책은행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국책은행은 정부 정책을 보조하는 업무 특성상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어 변화와는 거리가 멀고, 경직된 기업문화를 가졌다고 평가받아왔습니다. 이런 국책은행에도 복장자율화와 셀프 휴가 승인 제도 등 새로운 기업 문화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임직원 복장자율제도인 ‘스마트 룩’을 시행한 지 한 달이 됐습니다. 수출입은행의 스마트룩 제도는 임직원 90%의 동의를 얻어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됐습니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의 복장도 달라졌습니다. 평소 방 행장은 정통 관료 출신이었던 만큼 넥타이까지 갖춘 정장룩을 주로 입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 룩 제도 시행 이후에는 노타이에, 칼라 반팔티를 입고 다니는 등 편안한 차림의 방 행장을 목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스마트 룩은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운동화나 샌들을 신고, 시간·장소·상황(T·P·O)에 맞는 자율 복장으로 다닐 수 있어 업무 효율 향상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방 행장 또한 “편안한 복장과 함께 창의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수은을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죠.

수은의 복장자율화는 시중은행들이 수년 전부터 본사 직원들의 자율 복장제를 시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면이 있습니다. 국책은행은 정책금융을 우선시하는 특수성 때문에 사내 문화 측면에서도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는데요, 이번 스마트 룩 제도 시행은 옷을 자유롭게 입는다는 것을 뛰어 넘어 혁신을 위한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산업은행은 수은보다 먼저 복장자율제를 실행하는가 하면, 올해 4월부턴 휴가를 갈 때 스스로 결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휴가를 가기 위해선 팀장 등 상급자에게 결재를 받아야 했고, 이 과정에서 눈치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셀프 휴가 승인 도입으로 임직원들은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워라밸도 챙길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셀프 휴가 승인 제도 사용에는 은행장도 예외 없습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부터 적극적으로 이 제도를 활용해 셀프 휴가를 가고, 직원들에게도 휴가 사용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책은행들의 작은 변화는 조직문화 개선은 물론, 임직원의 사기 충전과 효율성 제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국책은행은 국내 금융산업은 물론 우리 기업들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책은행들이 높아진 효율성을 기반으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성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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