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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천적’ 터키마저 잠재운 끈기, 女배구 끝까지 가면 이긴다 (종합)

[도쿄 올림픽] ‘천적’ 터키마저 잠재운 끈기, 女배구 끝까지 가면 이긴다 (종합)

기사승인 2021. 08. 0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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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우리 4강 간다'<YONHAP NO-2851>
김연경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
또 한 번의 숨 막히는 5세트 접전이 펼쳐졌다. 14-13에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뛰어올랐다. 회심의 스파이크가 대각선을 가로 질러 상대 코트에 꽂혔다. 보고도 믿기 힘든 감격의 승리가 완성됐다.

조별리그 도미니카공화국과 한일전에 이은 세 번째 5세트 승부였다. 끝까지 가면 여지없이 한국이 웃었다. 2승 7패로 절대 열세였던 터키마저 한국의 끈기 앞에 맥없이 고꾸라졌다. 8강에 오른 유일한 아시아 팀은 5세트 3전 전승 신화를 쓰며 가장 먼저 4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마무리된 2020 도쿄 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에서 강호 터키를 세트 스코어 3-2(17-25 25-17 27-25 18-25 15-13)로 따돌렸다.

사실상 한국이 역부족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한판 승부였다. 터키는 세계랭킹 4위의 강호인데다 그동안 유독 한국에게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 먹이사슬은 통하지 않았다. 한유미 KBS 배구 해설위원이 “정말 4강을 갈 줄은 몰랐다”고 할 만큼 믿지 못할 역전승이었다.

이로써 한국 여자 배구는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9년 만에 준결승 진출을 이뤘다. 다음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다. 여자 배구는 1976 몬트리올 대회에서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최초로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한 뒤 명맥을 잇지 못했다.

이날 한국과 터키는 경기 내내 한 치의 양보 없는 접전을 이어갔다. 1세트를 터키가 무난히 가져갔지만 2세트 한국이 반격했다. 듀스 끝에 따낸 3세트가 분수령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터키는 4세트를 이겼다. 결국 승부는 5세트로 접어들었다. 마지막 세트는 실수를 하지 않는 집중력 싸움이었고 이미 두 번의 5세트를 짜릿한 대역전극으로 경험한 한국이 침착함에서 앞섰다. 5세트 후반 리시브 라인이 심하게 흔들린 터키에 반해 한국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김연경의 마지막 스파이크는 기나긴 승부에 대미를 장식했다.

팀 최다 28점을 퍼부은 김연경조차 믿기 힘든 승리였다. 동료들을 독려하느라 목이 쉰 그는 “솔직히 (오늘이 마지막인 줄 알고) 잠이 오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림픽 개막 전엔 누구도 우리의 준결승 진출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나의 팀이 돼 4강 무대를 밟아 기쁘다. 8강 상대가 터키로 결정되고 솔직히 나도 준결승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냥 얻어진 것은 없다. 한유미 해설위원은 ”대회가 1년 연기가 되면서 더 많은 노력 했어야 했다“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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