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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고마워요 그리고 안녕…女 배구 김연경과 황금세대

[도쿄 올림픽]고마워요 그리고 안녕…女 배구 김연경과 황금세대

기사승인 2021. 08. 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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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국가대표 마친 김연경<YONHAP NO-1753>
김연경이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코트를 떠나고 있다. /연합
김연경(33·상하이)이 그토록 원했던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후련하고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눈빛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에서 0-3(18-25 15-25 15-25)으로 패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5년 만에 메달 획득을 꿈꿨던 한국 여자 배구는 2012 런던 대회 때와 같은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이 출전한 3번의 올림픽에서 2번이나 4강(2012년 런던·2021년 도쿄) 진출에 성공했다. 4강 진출은 ‘객관적인 전력’ 이상의 기적같은 투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같은 투혼은 ‘김연경과 황금세대’가 발휘했다. 만 17세이던 2005년 태극마크를 단 김연경은 16년 동안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2012 런던 4강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8강, 2020 도쿄 4강 진출 등 굵직굵직한 성과의 중심엔 항상 김연경과 황금세대가 자리잡고 있었다.

세계 최고의 배구스타인 김연경은 항상 후배들을 이끌었다. 특히 대표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로 삼은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혹사’에 가까울 정도로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2019년 6월부터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지난해 1월 열린 도쿄 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에서 한국 대표팀의 올림픽 승선을 이끌었다. 당시 김연경은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안고 경기에 출전했는데, 대회 후 부상이 악화하면서 한동안 코트 위에 서지도 못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올림픽 4강으로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42)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김연경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다시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이 얼마나 놀라운 사람인지 알게 돼 즐거웠다”며 “앞으로 김연경이 보여준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김연경은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 이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파리 올림픽이 3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뛸 생각이 없나”라는 질문을 받고 “말하기가 조심스러운데, (배구협회)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라면서도 “사실상 오늘이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라고 말해 사실상의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한편 배구협회 관계자는 “라바리니 감독에게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며 “아직 김연경과는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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