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협력 아프간인 380여명, 난민 아닌 ‘특별공로자’ 신분으로 26일 입국

한국 정부 도와 아프간서 함께 일한 조력자…"난민 아닌 특별공로자"
427명 중 380명 카불공항 도착… 26일 인천공항 통해 도착 예정
국내 방역·검역절차 후 정착 및 이주 지원 예정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 국내 이송 관련한 발표를 마치고 있다./ 연합

외교부는 탈레반을 피해 자국을 탈출하려는 아프간인 중 한국 정부에 협력한 380여명이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한다고 25일 밝혔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아프간 협력자 국내 이송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그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 그리고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80여명의 국내이송을 추진해왔다”며 “이들은 현재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 진입 중에 있으며, 우리 군 수송기를 이용해 내일(26일) 중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입국 대상자들은 수년 간 현지 대사관과 바그람 한국병원,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바그람 한국 직업훈련원 등에서 종사한 근로자들이다.

최 차관은 “정부는 우리와 함께 일한 동료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임,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 그리고 유사한 입장에 처한 아프간인들을 다른 나라들도 대거 국내 이송한다는 점 등을 감안해 8월 이들의 국내수용 방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신분으로 입국한다. 최 차관은 이날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로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는 단기비자가 발급된 상황이지만 추후 장기체류비자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이날 이미 한국에 체류중인 아프간인 434명을 대상으로 아프간 현지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한 뒤 미국 등 서방 국가 사업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의 신변을 위협해왔다. 이에 정부는 해당 협력자들에 대한 탈레반의 보복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군 수송기 3대를 아프간과 인근국에 보내 이송작전을 펼쳤다.

최 차관은 “카타르로 철수했던 주아프가니스탄 대사관 직원 등 우리 선발대는 8월 22일 카불 공항에 다시 들어가 미국 등 현지 우방국 관계자와 협의하면서 이들의 집결 및 카불 공항 진입을 사전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수송기는 23일 중간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고, 24일부터 카불과 이슬라마바드를 왕복하면서 아프간인들을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입국하는 아프간인들은 방역 차원에서 14일 간 정부시설에 격리될 예정이다. 최 차관은 “아프간인 직원 및 가족들은 공항 도착 즉시 방역절차를 거쳐 보안과 방역 측면에서 적합한 임시숙소,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임시숙소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시 숙소는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