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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주역은 오너 기업

[칼럼]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주역은 오너 기업

기사승인 2021. 09.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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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제도팀장
전경련 유정주 기업제도팀장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제도팀장/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올해로 여의도에서 직장생활을 한 지 14년이다. 직장인이라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점심’. 직장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생긴 한 가지 잔재주가 있는데, 바로 식당 아르바이트생(알바)과 주인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문난 맛집에서 ‘알바’와 ‘주인’을 구분하기가 더욱 쉽다. 알바들은 점심에 몰려드는 손님을 맞이하기에도 바쁘기 때문에 친절함을 찾아보기 어렵다. 반찬을 더 달라고 하면 대부분은 얼굴 표정으로 ‘힘들어 죽겠는데 왜 또 시키고 그래’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주인은 좀 다르다. 힘들고 바빠도 친절하고 열정적으로 반응한다. 이렇게 태도가 다른 가장 큰 원인은 ‘주인의식(Ownership)’에 있다. 주인은 장사의 모든 결과가 자신에게 귀속되지만 알바는 시급만 받으면 그만이다. 주인은 망하면 가족들과 길거리로 쫓겨날 수 있지만 알바는 다른 일자리를 구하면 그만이다. 물론 가끔은 불친절하고 이상한 주인도 있기는 하다. 소위 ‘오너리스크’라는 것이다.

기업으로 눈을 돌려보자. 우리나라에서 주인이 있는 기업 즉 ‘오너 기업’으로 가장 성공한 기업은 삼성전자이다. 오늘날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원동력은 오너의 결단이었다. 주변에서 너무 위험한 사업이라고 반도체 산업의 진출을 말렸지만 오너의 뚝심으로 미래를 보고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입한다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시스템 반도체 1위로 도약한다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 상황이다.

오너 기업 체제와 소위 ‘반대말’로 언급되는 것이 전문경영인 체제이다. 이는 주주와 경영자가 완전히 분리된 형태이다. 만일 전문경영인이었다면 삼성전자와 같이 과감한 투자가 가능했을까? 전문경영인은 당장의 실적 압박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는 매우 어렵다. 성과가 불분명한 투자를 감행했다가 기업실적인 나빠지면 연말 성과급에 도움이 될 것이 없고 나아가 연임도 어려워진다.

전문경영인에 의한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언급되는 것이 ‘엔론사태’이다. 2001년 말에 당시 미국 7대 기업 중 하나였던 엔론의 조직적 회계 조작이 드러난 것이다. 이 회사의 전문경영인이 자신의 높은 성과급을 위해 실적을 부풀려 주주를 속이는 회계부정을 저지른 것이다. 이 사건의 후폭풍은 매우 거셌는데, 회계부정을 눈감아 주었던 거대 회계법인인 아서 앤더슨은 영업정지를 당했고 결국 파산했다. 2002년 기업 회계를 강화하는 사베인즈 옥슬리 법(Oxley Act)이 제정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엔론사태는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가지는 ‘주인-대리인’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모든 제도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오너 경영과 전문경영 체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너 경영은 나쁜 것이고 전문경영이 좋은 것이라는 선입견이 알게 모르게 자리 잡고 있다. 오너 경영이 우리나라에만 있고 다른 선진국에는 사라졌다는 오해를 하는 경우도 많다. 2016년 보스턴컨설팅 그룹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기업 중 오너 기업의 비중이 미국은 33%, 독일과 프랑스는 44%, 동남아시아나 인도는 56%로 나타나 오너 경영 체제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최근 급성장한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와 같은 테크 기업들도 개성 있는 오너가 있는 기업에 속한다.

기업의 지배구조는 그 나라의 경제와 기업의 역사,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 맞추어 발전했다. 그간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이끈 삼성, 현대와 같은 기업들은 모두 오너경영 체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오너 기업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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