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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계 김치연구소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

[기고]세계 김치연구소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

기사승인 2021. 09.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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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동국대학교 석좌교수(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오랜기간 공석으로 있던 세계김치연구소장이 최근 부임했다.

새로 취임하는 장해춘 소장은 식품을 전공한 교수이고 김치를 오래 연구한 김치 전문가이다.

장 소장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김치산업이 직면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 김치산업이 직면한 과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중국이 수시로 김치원조가 중국이라고 주장하는데 잘 대응해야한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 한국이 김치 종주국임을 명시한 ‘김치의 날’이 처리됐다.

‘김치의 날’ 결의안은 ‘한국이 김치 종주국’이라는 것을 세계에 인식 시키는 데 큰 힘이 된다. 국산 김치의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김치 수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걱정이 많다. 지난해 김치 수출은 1억4000만달러, 물량으로는 4만톤 수준이다. 수입은 1억5000만달러, 물량은 28만톤 수준이다. 수입물량이 수출물량보다 엄청나게 많은 규모이다.

이 문제의 해결은 간단하지 않으나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가격과 품질에서 수입김치에 대응할 만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국내 김치업체는 김치 가격이 너무 낮다고 하고 소비자는 너무 비싸다고 한다.

가격은 낮으면서 품질은 높은 김치를 선호하는 소비자기대를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조만 간 수출 물류비도 중단된다.

김치 수출은 더욱 어려워져 김치 종주국의 위상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통상 마찰등을 고려 궁여지책으로 김치 업계가 주도가 되어 김치의 ‘자율 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다. 100% 국산 재료로 만든 김치를 사용하는 업체를 국산김치자율표시위원회가 인증해주는 제도다.

그래도 기대를 해볼만하다. 필자가 농산물 유통국장을 할 때 우리 김치가 국제규격을 처음 인정 받아 환호성을 쳤다.

김치 수출도 증가하고 김치 산업이 크게 발전됐다. 그러나 김치관련 기본적인 연구가 많지 않다. 세계에 내놓고 공인 받을 김치관련 연구가 많지 않아 국제 회의에서 큰 애로를 느낀다.

중국과의 김치 협상에서 가장 애로를 느꼈던 벽이다. 연구개발과 인력 확충 등 튼튼한 기초를 구축해야한다.

2005년 필자가 주미 대사관의 농무관을 할 때이다. 중국산 수입김치는 물론 국내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됐다. 김치 소비가 반토막나고 김치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의 김치소비 상황을 분석하고 대책을 건의했다.

미국시장에서는 김치가 신종 플루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돌아 우리 김치 소비가 늘어났다. 김치 유사제품인 일본의 쯔게모노나 독일의 사우어 크라우트 소비도 늘어났다.

실제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린 닭에 김치를 먹인 결과 폐사율이 현저히 줄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미국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홍보한 결과 국내 김치 소비가 다시 살아나 공직자로 큰 보람을 느꼈다. 김치 종주국 위상을 확립하고 산업을 발전 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국민 정서나 감정에 매달리지 말고 기초조사와 연구, 국내소비 촉진, 수출 증진등 산더미 같은 일이 남아있다. 장해춘 소장의 능력과 열정에 큰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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