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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소경제로의 대전환, 반드시 성공시켜야

[사설] 수소경제로의 대전환, 반드시 성공시켜야

기사승인 2021. 09. 0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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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에이치투 비즈니스 서밋

우리나라 수소경제를 주도해온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한화, 롯데, 효성 등 15개 주요그룹 CEO가 만나 한국판 수소경제동맹인 ‘코리아 에이치투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을 8일 공식 출범시켰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향한 강력한 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의 투자와 협력으로 수소경제 밸류체인과 생태계의 형성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수소 전도사’로 불리는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최근 ‘수소비전 2040’을 발표하며 수소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수소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이 집중하는 분야는 이런 수소차 중심의 모빌리티부터 수소를 활용한 발전 사업과 수소 생산·유통·저장 사업까지 기업마다 다르다. 현대차와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사가 2030년까지 수소 경제에 투자하는 금액은 모두 43조원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자동차 회사 중 처음으로 2028년까지 이미 출시된 모델을 포함한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다.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상용차의 새 모델은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로 출시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2013년 세계 처음으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기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수소경제의 잠재력과 민관협력

이런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경제활동의 기초인 에너지원이 바뀐다는 의미다. 그래서 미래 먹거리의 추가적 발굴 이상의 심대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아직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비를 낮추고, 수소충전소를 비롯한 각종 인프라와 제도들을 구비해야 하는 등 많은 과제와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수소경제가 정착되면, ‘수소’가 지금까지 석유가 누렸던 중요성을 대체할 것이다. 그런 파괴적인 잠재력을 보고 한국의 대기업들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짊어지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고 나섰다.

이처럼 한국의 대기업들이 수소경제의 전환에 시동을 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계획이 있었다. 정부는 2019년 1월, 2040년까지 국내에 수소차를 290만대, 수소충전소를 1200기까지 보급하기로 하는 등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을 내놓고 지난해 2월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했다. 한마디로 수소충전소와 같은 하드웨어와 관련법과 같은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2년도 예산안에도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대응 등 탄소중립경제 선도 예산을 올해 7조3000억원에서 11조900억원으로 4조6000억원 증액 편성했다.

이런 정부의 노력에 대기업들이 40조원 이상의 투자계획과 수소경제를 발전시킬 ‘비지니스 서밋’ 출범으로 호응하면서, 이제 한국의 수소경제 밑그림이 모양을 갖춰졌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일찌감치 수소시대를 선언한 일본 등 주요국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정도의 토양이 마련됐다. 당분간 정부가 인프라 구축에 나서겠지만 향후 ‘비지니스 서밋’ 같은 기업협의체가 주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국제적 표준 설정에 주도적으로 참여

수소경제와 같은 근본적 에너지원의 변화는 내연자동차나 인터넷의 등장만큼이나 전 세계적 차원의 문제다. 각국 기업들의 비교우위를 잘 알고 활용할 필요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 국제적 표준을 잘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런 표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수소경제의 초기 성공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협력하면서도 경쟁하는 기업들 가운데 어느 기업이 더 성공할 것인지도 달라질 것이다.

올해 열리는 수소모빌리티+쇼에서는 한국이 국제협력기구 설립을 제안하는 국제 수소산업협회 얼라이언스(GHIAA) 포럼도 열리는데 바로 이런 포럼 등을 통해 국제적 표준이 설정될 것이다. 이처럼 국제적 표준의 설정 과정에 한국의 대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게 괄목할 만하다. 지금까지 선진국들이 설정한 국제적 표준 아래에서 경쟁했었는데 이제 표준의 설정 자체에 나서는 것이다. 이제 수소경제 전환에 나서는 만큼 성공으로 귀결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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