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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핵심 인물 행방 묘연…수사 난항 겪나

‘화천대유’ 핵심 인물 행방 묘연…수사 난항 겪나

기사승인 2021. 09. 2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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警, '횡령·배임' 혐의 집중 추궁…최관호 서울청장 "화천대유 조사 대상 3명"
檢, 권순일 前 대법관 '변호사법 위반' 고발인 조사…고위직 자문 의혹 눈덩이
화천대유 최대 주주 김만배, 경찰 출석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 씨가 27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이른바 ‘화천대유’ 의혹에 대해 검찰·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핵심 인물들의 행방이 묘연해 수사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이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씨를 27일 전격 소환했지만 의혹에 중심에 선 인물이 해외로 출국한 상태여서 의혹의 실체적 진실 파악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27일 수사기관 등에 따르면 경찰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화천대유와 관련해 수상한 점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내사에 착수한지 5개월 만에 김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김씨는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는 이 지사를 인터뷰한 지 7개월 뒤 화천대유를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5000만원 투자해 1154배라는 기록적인 수익을 거둬 ‘화천대유 의혹’의 중심에 섰다. 또 지난 4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씨는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이 회사에서 473억원을 빌린 바 있다.

화천대유 의혹에는 여야 정치권과 법조인 등 고위직들이 다수 연루돼 있다는 점에서 차기 대선정국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사업을 추진했고, 국민의힘에서 최근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이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 등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김씨에게 막대한 금액을 받고 자문을 하고 화천대유에 자녀들을 취업시킨 고위직 인사들에 대한 의혹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는 조사 대상이 3명”이라고 밝혔다. 이들 중 2명은 김씨와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이사이며, 다른 1명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의 법인 등기 임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 조사대상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받은 퇴직금 50억원과 화천대유의 법률자문을 지낸 권순일 전 대법관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것도 의심의 대상이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해 9월 대법관 퇴임 후 현재까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법상 변협에 등록을 해야 변호사로서 정식 개업이 가능하며,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돈을 받고 법률자문 등 변호사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위법이다.

검찰은 이날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고영일 국민혁명당 부대표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국민혁명당과 클린선거시민행동은 지난 23일 권 전 대법관이 공직윤리법과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며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수사기관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화천대유에 참여했던 일부 핵심 관계자들의 행방이 묘연하고, 사건이 발생한지 수년이 지나 의혹을 해소할 증거가 유실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현재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검·경이 동시에 수사에 나섰음에도, 결국 빈손으로 수사가 마무리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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