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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카드론에도 고신용자 풍선효과…DSR 조기적용 될까

[취재후일담] 카드론에도 고신용자 풍선효과…DSR 조기적용 될까

기사승인 2021. 10.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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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경제부 김지수 기자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카드사 장기카드대출(카드론)에도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신용자들이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카드론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 수치상으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14일 금융감독원과 나이스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채권평균잔액 대비 카드론수익 비중은 작년 12월 13.4%에서 올해 6월말 13.0%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올 상반기 카드론 잔액이 늘어나는 증가세(13.8%, 3조5000억원 증가)에 비해 카드론 이자를 통해 카드사들이 벌어들인 수익금의 증가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카드사들이 카드론으로 같은 금액을 빌려줬을 때 벌어들이는 이자수익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인데요. 고신용자들의 카드론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대출을 이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각 카드사별로 살펴봐도 거의 모든 회사들이 카드론평잔 대비 수익 비중이 줄었습니다. 우리카드의 경우 작년 12월말 카드론평잔 대비 수익이 13.3%를 기록했는데, 올해 6월말 기준으로는 12.2%로 1.1%포인트 감소했습니다. 하나카드도 0.7%포인트, 현대카드는 0.4%포인트 줄었습니다.

카드론은 그동안 주로 중·저신용자들이 이용하는 대출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10%대 금리로 은행 대출에 비해 훨씬 높은 금리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7개 카드사의 표준 등급 평균 금리는 연 12.54~15.55%입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을 강하게 조이면서 은행의 주요 대출고객인 고신용 우량차주들이 규제를 피해 2금융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민형배 의원실은 상호금융 상반기 신규 가계대출 절반이 신용등급 1~2등급의 우량차주 대출이라는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상호금융뿐 아니라 카드론에서도 고신용자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고신용자들의 2금융권 대출이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카드론을 포함시키느냐의 문제 때문인데요. 그간 카드론을 쉽사리 규제하지 못했던 것은 주요 대출 타깃인 중·저신용자의 대출 숨통을 막게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고신용자의 카드론 풍선효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금융당국도 결국은 규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입니다.

카드론은 당초 내년 7월까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유예하기로 했었는데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4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가계부채 관리강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그가 “(가계부채 추가 대책에는) DSR 관리 실효성 강화와 2금융권 대출 등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지가 주로 담길 것”이라고 밝히면서 카드론 DSR 조기 적용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과연 다음주로 예정된 가계대출 추가 대책에서 금융당국이 카드론을 향한 칼을 빼들게 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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