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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대출중단 길어지자…‘빚’만 늘어가는 토스뱅크

[취재후일담] 대출중단 길어지자…‘빚’만 늘어가는 토스뱅크

기사승인 2021. 10.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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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고객의 빚이지만, 수신은 은행의 빚이죠.”

27일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습니다. 예금과 적금 등 수신 상품 규모가 늘고 이자률이 높아지면, 은행에 부담이 된다는 설명인데요. 그런데 이 ‘빚’만 계속 늘어가는 은행이 있습니다. 바로 이달 초 탄생한 3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가 처한 상황입니다.

지난 5일 출범한 토스뱅크는 출범 10일 만인 지난 14일, 가계대출 한도 5000억원을 모두 소진해 대출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초기 영업력 확보를 위해 당국에 대출한도 증액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최근 은행권의 급증한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한도 증액은 어렵다는 겁니다. 이에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정상 영업기간보다 ‘개점휴업’ 상태가 더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토스뱅크는 단 한 개의 수신 상품 ‘2% 수시입출금’ 통장을 운영 중입니다. 이 통장은 급여이체나 카드사용 등 다른 조건 없이 연 2%의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통상 은행의 수시입출금 통장 이자율이 0.1% 수준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상품입니다. 만기와 한도 제한도 없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해당상품에 고객들이 몰렸고, 토스뱅크가 고객에게 줘야 할 이자금액도 불어나고 있습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일주일 간 총 1조6995억원의 수신 잔액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수신액을 기준으로 연 2% 이자를 단순 계산해보면, 토스뱅크가 매달 고객에게 줄 이자는 34억원에 이릅니다.

토스뱅크는 대출은 중단된 상황이지만, 우선 수신영업을 지속해 고객과 접점을 늘리고 신뢰를 쌓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은행의 핵심 수익기반인 이자수익을 늘릴 길이 없어, 수신 이자비용 부담은 커져만 갑니다. 이 가운데 토스뱅크는 최근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몸집을 불렸습니다. 해당 금액은 여수신 자금 등 운영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올해 추가적인 여신 영업은 물 건너 갔지만, 내년부터는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토스뱅크는 앞으로 대출 이외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도 고심해야 합니다. 지금은 신용 대출에 의존한 이자이익이 토스뱅크 수익원의 전부입니다. 토스뱅크는 아직까진 대출 외에 수익을 얻을 만한 사업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출범한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자산관리(WM)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하고 있는 만큼, 토스뱅크도 상품과 사업 다각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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