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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2022년 범의 해를 맞으며

[이효성 칼럼] 2022년 범의 해를 맞으며

기사승인 2021. 12. 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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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필
이효성 본지 자문위원장_전 방송통신위원장2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2021년에는 한국의 세계적 부상을 알리는 두 가지 상징적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전 세계를 대표하는 유엔에 의해 한국이 공식적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승격된 일이었다. 다른 하나는 한국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지구촌 거의 모든 곳에서 큰 반향을 일으킴으로써 한류가 세계적인 현상임을 확인시켜준 일이었다. 대한민국이 하드 및 소프트 파워 모두에서 선진국으로 부상했음을 전 세계가 인지하고 인정한 것이다.

한국의 부상은 여러 면에서 확인되고 있다. 한국은 문화산업을 포함하여 반도체, 배터리, 수소, 디스플레이, 금형, 철강, 조선, 자동차, 가전, 원전, 방위, 바이오, 화장품 등 거의 모든 주요 산업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는 경쟁력과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미·중 갈등으로 자유세계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은 가장 핵심적인 협력자로 한국을 택해야 했다. 코로나 시국에도 우리 대통령이 외국의 초청을 받거나 외국의 지도자가 한국을 방문하는 일이 늘고 있다. 유엔은 자신의 활동과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방탄소년단을 초청하여 유엔 본부에서 전 세계를 향해 한국어로 연설하고 춤을 추게 했다. 많은 세계적 명품 회사들이 한국의 유명 아이돌과 연예인들에게 자신들의 브랜드 대사직을 의뢰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어도 점점 국제어가 되어 가고 있다. 세계의 수많은 청소년들이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 작품을 이해하거나, 한국 회사에 취직하거나, 한국에 유학하기 위해서, 또는 단순히 한국과 한국어가 좋아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외국의 젊은이들 가운데는 이미 한국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고 적어도 몇 마디 정도를 이해하고 말하는 사람은 흔하다. 외국의 정치적 시위들에 한국어 구호나 노래가 자주 등장한다. 수많은 이들이 한류를 통해 한국어 한두 마디는 할 줄 아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래서 영국의 옥스퍼드 사전은 한국어나 한국식 영어를 26개나 새로운 영어 어휘로 수록했다.

이처럼 우리가 선진국 반열에 올라있음에도 아직도 우리 자신을 제대로 모르고 따라서 제대로 평가하지도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니 우리는 우리 자신을 너무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나이가 많은 세대는 특히 더 그러하다. 범의 해를 맞은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당당한 호랑이의 기개와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우리의 미덕인 겸손을 잃지 않고 거만하지 않은 채 개인 차원에서든 나라 차원에서든 누구에게나 어느 나라에게나 정중하되 당당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하루빨리 일제의 식민사관에서 벗어나고 중공의 동북 공정에 맞서야 한다. 일제는 식민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우리 역사를 한반도로 한정한 반도사관을 만들어냈다. 해방 후 남북의 올바른 고대사 연구자들은 철저히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고조선과 그를 이은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발해 등의 우리 고대사 주역들의 무대는 한반도를 넘어 만주, 중국 동해안 지역, 왜의 남부 등을 아우른 강성한 나라들이었음을 밝혀냈다. 그럼에도 아직도 반도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면 북한에 비상사태가 발생하여 중국이 개입할 경우 이를 당당하게 저지할 수도 없게 된다.

우리는 또 우리 정치를 획기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지나치게 국민들의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는 분열의 정치에 치중해왔다. 이제 이런 분열의 정치를 단호히 배격하고 상생과 화합을 키우는 통합의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보다 더 부강해지고 남북통일도 기할 수 있고 통일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외세의 개입이나 방해도 저지할 수 있다. 우리가 다투고 분열하면 지금껏 이룬 것도 잃게 되고 만다. 더 발전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정치권이 대오각성하여 정파적 이익을 위한 작은 정치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한 큰 정치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 정치에서도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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