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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1분기 영업익 2배 ‘껑충’…매각 고려한 체질개선?

DB하이텍 1분기 영업익 2배 ‘껑충’…매각 고려한 체질개선?

기사승인 2022. 05. 1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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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치 반도체 웨이퍼 생산에 집중한 덕
6월 공정위 지주사 발표 앞두고 매각설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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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경기도 부천공장/제공=DB하이텍
DB하이텍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면서 수익성 강화에 성공했다. 8인치 반도체 웨이퍼(원형 판) 생산에 집중하며 틈새시장을 노린 덕이다. 8인치 웨이퍼는 장비 중 단종인 제품이 많고 한번에 더 많은 반도체 칩을 생산할 수 있는 12인치 웨이퍼에 비해 활용 폭이 좁아 구형으로 인식됐지만, 코로나19 확산에 전 세계적으로 공급난이 지속되면서 몸값이 뛰고 있다. 시장에서는 DB그룹이 DB하이텍의 전성기에 가장 좋은 가격을 매겨 매각을 단행하고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오는 6월로 다가온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주사 확정 발표 이슈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B하이텍의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1815억원으로 전년 동기(606억원) 대비 20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5.9%로 TSMC(45.6%), SK하이닉스(23.5%), 삼성전자(18.2%)를 웃돈다. DB하이텍은 이번 호실적이 전력반도체와 센서 등 8인치 파운드리에 대한 수요가 지속된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8인치 웨이퍼는 삼성전자·TSMC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12인치로 세대교체를 진행하면서 ‘한물간 기술’로 여겨지기도 했다. 웨이퍼의 크기가 커질수록 더 많은 칩을 제작할 수 있어 생산성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반도체 수요 급증·공급난을 초래하면서 8인치 웨이퍼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노트북 등 비대면 생활을 위한 IT 제품 생산이 증가하고,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의 직접 설계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아 ‘다품종 소량생산’에 특화된 8인치가 급부상한 것이다. DB하이텍의 공정용 8인치 웨이퍼 한 조각당 가격은 지난해 1분기 44달러(약 5만7000원)에서 올해 1분기 48달러(약 6만2000원)로 뛰었다.

DB하이텍은 수천억원이 드는 대규모 증설 대신 공정투자로 8인치 웨이퍼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연간 설비투자액은 2019년 705억원에서 2020년 911억원, 지난해 115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생산라인 재배치, 병목공정 설비 보완 등을 통해 생산능력(CAPA)을 2만장 가까이 끌어올렸다. 경기 부천과 충북 음성의 공장(팹)은 가동률 100%이며 연말까지 수주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DB하이텍이 체질개선에 나선 배경에 DB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있다고 말한다. DB하이텍을 지배하는 DB아이앤씨는 지난 11일 공정위로부터 지주회사 전환 허가 통보를 받았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에 대해 30%의 지분을 보유해야하므로 DB아이앤씨는 내년 말까지 지분 17.58% 확보해야한다. 업계는 여기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실탄으로 DB하이텍이 쓰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다만 DB하이텍이 김준기 DB 전 회장의 반도체 사랑이 투영된 계열사이자, 13년 연속 적자를 딛고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10위에 오른 DB그룹의 캐시카우라는 점은 매각설을 잠재우는 요인이다. DB 측도 “DB하이텍 매각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건은 8인치 웨이퍼 수요의 지속성”이라며 “지금처럼 높다면 지분 매각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2~3년 후 상황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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