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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러 음악·서적에 철퇴…“분리주의 부추겨”

우크라이나, 러 음악·서적에 철퇴…“분리주의 부추겨”

기사승인 2022. 06. 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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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RAINE-RUSSIA-CONFLICT <YONHAP NO-0485> (AFP)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고별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인의 관 옆에서 추모객들이 조의를 표하고 있다./사진=AFP 연합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내 ‘탈러시아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러시아 음악 송출과 서적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의회는 러시아 음악과 서적에 엄격한 제한을 두는 두 가지 법안을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이에 따라 러시아 아티스트들의 노래는 미디어와 대중교통,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틀 수 없고, 러시아와 벨라루스 작가의 서적을 수입하고 배포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해당 법안은 우크라이나가 독립을 선언했던 1991년 이후 러시아 국적을 가진 이들에게 적용된다. 따라서 표트르 차이코프스키나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등 오래 전에 사망한 러시아 작곡가들의 곡을 트는 것은 허용된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러시아인들은 우크라이나 당국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금지 조치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해당 법안 도입 취지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침략국의 음악 작품이 국민들에게 분리주의 감정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법안은 우크라이나 언어와 문화를 진흥시키기 위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라디오 방송에서 송출하는 우크라이나 음악의 비중을 40%로 늘려야 하고 일상 프로그램에서도 우크라이나어 사용 비율을 75%까지 늘려야 한다.

법안은 이번 금지 조치로 문화적 통로를 통한 우크라이나 내 적대적 선전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문화 산업에서 자국 문화의 입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법안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서명을 받으면 발효된다.

러시아 제국에서부터 소비에트 연방에 이르는 수세기 동안 러시아의 영향 아래 있던 우크라이나에는 곳곳에 러시아의 잔재들이 남아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의 흔적을 지우고 우크라이나의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들끓고 있다.

수도 키이우에서는 마을과 광장 등 수백 곳의 장소가 러시아와의 연관성을 지우기 위해 이름을 새로 지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민의 우정을 기념하는 소련 시대의 기념비는 지난 4월 많은 군중들의 환호 속에 철거됐다.

또 우크라이나인 3명 중 1명은 일상생활에서 러시아어를 써왔지만 러시아 침공 이후 러시아어를 버리고 우크라이나어를 배우기 위해 많은 이들이 교습소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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