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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자랑보다 해외 투자 유치 나서야

[칼럼]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자랑보다 해외 투자 유치 나서야

기사승인 2022. 07. 0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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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조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국의 미 세계 전략 참여 기대감
한국 기업, 미국 투자 붐...미 행정부, 투자 유치 적극
윤석열 정부 출범 후도 코리아 세일즈 옛일
진짜 '일자리 정부' 돼야 성공 평가
MANJOO HA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국에 대한 미국 워싱턴 조야의 분위기는 크게 바뀌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외교 정책의 최우선 순위였고, 언론 보도와 각종 회고록 등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북한 비핵화 문제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수면 아래로 들어갔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미국의 세계 전략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외교계 인사뿐 아니라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계, 그리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까지 방문, 워싱턴에서 한국 관련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방미 인사들의 일정에 동행하면서 한미동맹의 상징인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1주일에 두세 번 찾고, 워싱턴 내 한국 관련 단체의 관계자들과 자주 소통하는 등 취재 활동에도 변화가 생겼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회장단으로 구성된 대미 경제협력 사절단이 6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헌화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한 전직 주한 미국 대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미 관계에 대해 할 말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최근 수년이 ‘이상한(strange)’ 기간이었다고 했고, 한 한반도 전문가는 최근 서울을 방문해 고위 관리들을 만났다며 진정한 한미동맹 복원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최근 수년의 ‘이상한 기간’은 문재인 정부가 유지했던 북한 문제 최우선 정책과 대(對)중국 모호 전략, 그리고 미국의 세계 전략에 대한 소극적인 참여에 기인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일본·러시아 외교에서도 난맥상을 보였다. 주재국 언어를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주재국이 가장 꺼리는 민감한 문제의 당사자를 대사로 파견했다.

한 대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혈맹’을 확인한 얼마 전 ‘한·중 관계가 북·중 관계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됐다’고 말하는 등 국제 정세에 관해 초보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 상무장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6월 28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州) 게이로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투자협력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하만주 특파원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에도 바뀔 조짐을 보이지 않는 게 있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다.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때마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북제재 완화 추진과 미국의 대중 전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지만 미국의 문제 해결에는 적극적이라는 것을 부각하려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대폭 수정, 새로운 ‘전략개념’에서 반(反)중국·러시아 노선을 명확히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미국의 세계 전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에도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흐름은 변화가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 방한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면담하는 등 대미 투자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주최한 미국 최대 투자유치행사인 ‘선택 USA’에서 한·미투자협력포럼이라는 별도의 행사가 6월 28일 열렸고, 이 자리에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참석했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는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생각이 비슷한(like-mined)’ 동맹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구축 추진이라는 새로운 환경이 주원인이지만 우리 정부가 이를 장려하거나 자랑할 사안은 아니다.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영 김
조 윌슨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왼쪽)이 6월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주최 행사에서 영 김 하원의원의 의정 활동에 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김대중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칼리 피오리나 휴렛팩커드(HP) 회장을 만나고, 지방정부가 해외 투자 유치를 최우선으로 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이 방미 때 한국노총 위원장을 대동하고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를 장려했던 시절의 절박감에서 나오는 정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

이 전략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강성이면서 자기중심적인 민주노총이라는 한국 투자 최대 장애 요인을 뛰어넘는 다양한 지원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진짜 ‘일자리 정부’가 돼야 5년 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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