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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폭염, 무더위가 아니라 ‘소리없는 살인마’ 입니다

[칼럼] 폭염, 무더위가 아니라 ‘소리없는 살인마’ 입니다

기사승인 2022. 07. 0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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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폭염주의보…11년간 폭염 사망자 163명
행안부, 특교세 100억원 지원…폭염은 '재난'이라는 인식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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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전 세계적으로 기후재난, 특히 폭염이 극성이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아닌 4월부터 지구는 고온으로 신음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4월 초부터 42.6도의 때 이른 폭염이 시작되더니, 5월에 50도를 넘어가는 살인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프랑스에서는 6월부터 40도가 넘는 폭염이 찾아왔는데, 1947년에 관측한 이래 가장 빠르게 찾아온 폭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녹록치는 않다. 6월 18일, 대구·경북지역에서 33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최초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는 작년보다 무려 13일 이른 시점이다. 심지어 20일에는 35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폭염경보가 발령됐는데, 무려 21일 빠른 것으로 우리나라에 무더위가 이전보다 빠르게 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작년보다 22일 빠르게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폭염 피해 방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2011~2021년 11년간의 인명피해를 조사한 결과, 사망자 163명을 포함해 폭염으로 온열질환자 1만6748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1년당 1500여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셈이다. 단일 재난이 유발하는 인명피해로는 굉장히 많은 수치다. 특히 공사장 야외근로자, 논·밭 고령층 야외작업자, 홀몸어르신이나 노숙인·쪽방촌 등 취약계층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2021년 기준 전체 온열질환자의 52%를 차지한 것이다.

행안부는 폭염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위 세 집단을 ‘폭염 3대 취약분야’로 설정하고, 범정부 집중관리를 통해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한다. 우선 공사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 ‘폭염 취약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보급해 폭염이 심한 시간대에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논·밭에서 작업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가두방송, 집중 예찰 등을 실시해 폭염으로 인한 열탈진 등 피해를 방지한다.

취약계층에 대한 폭염 피해 예방도 강화할 예정이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강화·확대하는 한편 쪽방촌이나 노숙인 밀집지역을 주기적으로 예찰하고 방문해 건강관리를 병행할 방침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고 일상회복이 이루어지는 만큼 실내 무더위쉼터를 다시 활성화할 계획이다. 취약계층이 무더위쉼터에 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횡단보도의 그늘막·그늘목·쿨링포그 등도 확충한다.

아울러 올 여름 폭염이 장기화되고 심해질 것으로 우려, 작년보다 22억2000만원이 많은 10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무더위로부터 안전하게 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폭염은 ‘소리없는 살인마’라고 불린다. 태풍·지진·폭설 등 다른 재난과 달리 형체도 없고 소리도 없다. 이 살인마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피해 방지 노력과 함께, 폭염이 재난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또 개개인 스스로 힘들면 휴식을 취하고, 여름철에 수분을 자주 섭취하는 물·그늘·휴식 등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의 참여와 정부의 노력이 함께 가야만 소리없이 온 살인마를 피해없이 멀리 떠나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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