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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외교전략 차이?...왕이, 4개 시정 사안 전달...블링컨, 원칙 강조

미중 외교전략 차이?...왕이, 4개 시정 사안 전달...블링컨, 원칙 강조

기사승인 2022. 07. 1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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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미 국무-왕이 중 외교, 5시간 회담
왕이, 미국의 중국 정책 4개 시정 사안 전달
블링컨, 우크라 침략전쟁 중국 '중립' 주장 반박
미중 외교, 대만 문제 대립...북핵 논의
Indonesia US China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왼쪽)이 9일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9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4개의 요구 사안을 전달하면서 시정을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대해 중립적이라는 중국의 주장을 반박하고, 대만에 대한 무력 시위 중단을 촉구했다.

왕아 부장은 구체적으로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 시정을 요구한 반면 블링컨 장관은 포괄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7∼8일)가 끝난 뒤 9일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만나 양자 회담에 이어 오찬을 함께 하면서 5시간 조금 넘게 우크라이나 전쟁·대만 문제뿐 아니라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기후 위기·식량 안보·보건·홍콩에서의 자유 탄압, 그리고 티베트와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의 학살 등 소수민족과 종교적 소수자 탄압에 관해 논의했다고 블링컨 장관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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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우측 오른쪽 두번째)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좌측 왼쪽)이 9일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회담을 가지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왕이 장관은 회담에서 △미국 측이 잘못된 중국 정책과 언행을 시정하고 △중국이 우려하는 중요 사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며 △중국 측이 우려하는 중국 관련 법안을 지정하고 △양국이 협력할 8개 분야를 열거하면서 미국이 이 4가지 목록을 진지하게 수용할 것을 희망했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입장을 비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왕이) 국무위원과 중국과 러시아의 연계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공유했다”며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 중립이라고 주장하는데 명백한 침략자와 희생자가 있는 문제에 대해 중립이 되는 것은 어렵고, 중국이 실제 중립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푸틴과의 파트너십에 ‘한계가 없다’고 했고, 최근 중·러 전략 폭격기가 동아시아에서 순찰 비행을 하는 등 합동군사훈련까지 실시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인한 침략이 4개월이 넘었는데도 중국은 여전히 러시아 편에 서 있고, 러시아는 이를 전 세계에 대한 선전에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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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오른쪽)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9일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가진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블링컨 장관과 왕이 부장은 대만 문제를 놓고도 강하게 대립했다.

블링컨 장관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더 도발적인 언어와 행동에 대한 깊은 우려와 대만해협 전체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왕 부장은 “미국 측이 기왕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이상 ‘하나의 중국’ 정책 왜곡과 대만 문제에 대한 ‘살라미 전술’을 중지해야 하며 대만 카드로 중국의 평화통일 과정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고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전했다.

왕 부장은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고, 중국인의 영토와 주권 수호 결심을 과소평가하거나 대만해협 평화를 매장하는 파괴적인 잘못을 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존중하고 중국 내정 간섭, 인권 때리기, 중국의 정당한 이익 침해를 중단해야 한다며 미국의 대(對)중국 고율 관세를 최대한 빨리 폐지하고, 중국 기업들에 대한 독자 제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두 장관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0월 말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이후 8개월여 만으로 이번이 세 번째다.

미국 행정부는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로 서열이 높은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을 선호하고, 회담도 여러 차례 가졌지만 왕이 부장이 양 정치국원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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