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의 기업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로 늘어났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인한 회사채 발행 부진으로 대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가계대출은 한달 만에 다시 소폭 감소 전환했다. 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 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137조4000억원으로 한달 동안 12조2000억원이 늘었다. 증가폭은 2009년 6월 통계를 작성한 이후 사상 최고치다.
이는 대기업대출이 5조4000억원 역대 최대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분기 말 일시상환분 재취급과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에 따라 대출 수요가 커진 데 따른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변동성도 커졌다"며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커지고 회사채 직접발행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직접금융보다 대출시장 활용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대출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이어진 가운데 분기 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부가가치세 납부, 시설 자금 수요 등으로 6조8000억원 늘었다.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지난달 1조5000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3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감소 폭이 지난 6월 1조2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확대된 것이 주효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대출 상환이 증가한 영향이다. 주담대의 증가 폭은 2조원에 달했다.
전 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은 1조원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주담대는 2조5000억원 늘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조6000억원 줄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상환능력 중심의 대출관행 정착을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지원을 위한 일부 대출규제 정상화도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