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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강원 동해안 벨트, 투자 신드롬의 현상과 전망

[장용동 칼럼] 강원 동해안 벨트, 투자 신드롬의 현상과 전망

기사승인 2022. 08.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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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방문 지역의 부동산 개발과 건축은 경제의 척도다. 건축 공사판이 잇달아 벌어지고 타워크레인이 눈에 띄면 해당 지역의 경제 상황과 부동산이 활기를 띠지만 쥐 죽은 듯 조용하면 이른바 소멸 내지는 쇠퇴 지역임이 틀림없다. 이번 여름 강원 동해안 지역으로 휴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이 지역이 확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했을 것이다. 특히 양양을 비롯해 속초, 고성에 이르기까지 소규모 건축 공사판이 즐비하고 타워크레인이 빙빙 돌고 있는 광경이나 공원과 산책로, 수변 시설 등이 새롭게 단장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개발과 투자 열기가 뜨겁고 사람이 몰린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 여름 속초중앙시장을 비롯해 곳곳이 난장판이었다. 주차에 1시간 이상씩 걸려 애를 먹었고 가는 곳마다 수백 미터 줄을 서는 몸살을 앓았다. 사람이 몰려드는 곳에 경제가 활기를 띠고 부동산이 움직이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들 지역의 집값은 최근 3년 내 2배 수준으로 올랐다. 속초의 경우 전용 85㎡의 아파트 가격이 평균 8억 원대를 넘어섰고 아파트 평당 분양가가 1,400만 원대를 웃돈다. 땅값 역시 개발 열기를 타고 수도권에 버금갈 정도로 뛰어올라 수백만 원대를 호가한다. 강릉~주문진~양양~속초~고성 해안 벨트에는 아파트, 호텔, 상가, 리조트 등의 공사가 무더기로 진행 중이며 건축허가 건수가 수백 건에 이를 정도다.

이들 지역 움직임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외환위기가 끝난 2000년대 은퇴자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서울 수도권 집을 팔아 속초에 조그만 아파트 한 채와 골프 회원권을 장만하고 연금으로 노후를 줄기는 수요가 찾아든 것이다. 청정한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기면서 값싼 생활비로 노후를 지낼 수 있어서다. 국토의 세로로 이어지는 고속교통망에 비해 가로축의 교통망은 갈수록 체증이 심해져 이러한 수요는 찻잔 속 바람에 그쳤다.

하지만 2017년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완전히 개통되고 나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노후 주거지로 택하는 은퇴수요가 강해진 것이다. 겨울 평균 기온이 부산지역보다 온화해 4계절 관광과 휴양이 가능하며 자동차 등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력이 급부상한 것이다. 이로 인해 골프장 건설을 비롯해 리조트, 주거시설 등의 부동산 개발이 뜨겁게 타올라 골프장만 20여 곳에 이를 정도다. 제주도골프회원권을 팔아 속초 인근 골프장으로 옮기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얘기까지 들릴 정도다.

게다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KTX가 개통되고 강릉 커피마을의 시너지 효과 등이 겹치면서 젊은이들에게 관심 투자처로 주목을 받게 된 것도 급부상 이유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접근성이 양호한 청정지역에 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고 산과 바다를 동시에 누리며 힐링할 수 있다는 매력에 신중년층은 물론 젊은이들까지 가세, 투자와 개발의 바람을 가속화시킨 것이다. 강릉은 지역 테마인 커피마을을 중심으로 관심을 끌었다. 이어 관동팔경에 등장하는 강원도의 고도(故都)인 양양이 관심였으나 워낙 산골인데다 보수성이 강해 외지인 접근이 어려웠다. 지금도 양양 사람은 6·25 이후 조성된 신도시 격인 속초사람을 다소 얕보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개방적인 속초가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종점인데다 신개발지로 투자의 핵심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양양 역시 분발, 아시아 유명 서핑 명소로 끌어올리고 외지인 유치 지원사업을 강화해 투자수요 창출을 거들고 있는 분위기다. 고성은 원시성과 대북 거점이라는 속성으로 관심을 끌고 있어 강원 동해안 투자와 개발 바람은 한동안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개발과 투자 바람의 최대 후유증인 난개발이다. 수요가 넘쳐나면 관련법은 금방 금기를 넘는다. 수도권 준농림지 개발이 대표적 사례다. 억지 개발과 과다 투자, 과잉 홍보를 피하고 쾌적 벨트로 남기 위한 국가적 청사진 마련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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