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등·역풍 부를 ‘김건희 특검법안’ 철회해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친이재명(친명)계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12명은 지난 22일 소위 '김건희 특검법'을 공동 발의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3일 "당론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군불을 땠고, 국민의힘은 "뜬금없는 대표적인 정치공세"라며 강력 반발했다.

공교롭게도 23일에는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조사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공개 출석했다. 이 문제는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대표적인 악재였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경기도청 별정직 배모씨를 통해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았는지 의혹 전반에 관해 확인한다.

뜬금없는 대통령 부인에 대한 특검법 발의 배경을 두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김혜경 수사 물타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선부터 이어진 김건희 여사에 대한 민주당의 도착증적 행태가 '오기특검'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소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이미 문재인 정부가 2년 6개월 동안 수사했지만 기소도 못 했다고 지적하면서 결과가 뻔한 이런 특검법을 발의하는 것은 "가짜의혹으로 자신의 죄를 덮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내 이재명계 강경파가 의도적으로 여당과의 협치를 외면하고 정치 갈등을 증폭시켜 강성지지자들을 동원하려고 한다는 권 원내대표의 말은 일부 확인되고 있다. 예를 들어 같은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했던 여야 중진협의체는 '협치'에 대한 기대를 품게 했지만, "이재명 지도부의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친명계 의원들의 집단반발에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입만 열면 민생을 외치는 정치인들이, 경제가 어려운데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해서 대선 때의 네거티브 싸움을 계속하겠다는 것인가. 이런 싸움에 몰두하는 정치에 국민들은 진저리를 칠 것이다. 커다란 역풍이 불기 전에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안'을 철회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