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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 늦게 켜고 온도 낮춘다”…우크라 수십년만 혹독한 겨울 예상

“난방 늦게 켜고 온도 낮춘다”…우크라 수십년만 혹독한 겨울 예상

기사승인 2022. 08. 2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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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RAINE-CRISIS/NORDSTREAM <YONHAP NO-1442> (REUTERS)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부르크의 포르토바야 가압기지에서 불꽃이 솟아 오르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유럽에서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수십 년 만에 가장 혹독한 겨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국영 가스회사 회장은 자국민에게 추위 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서방국들에 가스 수입을 위한 지원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 나프토가즈의 유리 비트렌코 회장은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올 겨울 난방장치의 실내온도가 평년보다 약 4도 낮은 17~18도로 설정될 것이라면서, 실외 기온이 평균보다 10도 넘게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담요나 따뜻한 옷가지를 비축하라고 당부했다. 비트렌코 회장은 중앙난방 시스템이 예년보다 더 늦게 가동되고 더 일찍 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40억㎥ 상당의 가스를 수입하기 위해 100억달러(약 13조4000억원)의 지원금이 동맹국들로부터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발전소와 가스 생산 시설이 파괴될 경우에는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가스전의 약 절반은 전선에서 불과 6km가량 떨어진 하르키우 지역에 몰려있다.

비트렌코 회장은 "서방의 재정 지원이 없다면 우크라이나는 가스 부족에 직면할 것이며, 이는 전력시스템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필요한 가스의 60%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나머지는 유럽연합(EU)에 속한 이웃나라들을 통해 수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4년 러시아로부터 직접적 가스 수입을 중단했지만, EU를 통해 러시아 가스를 들여와 간접적 형태로 소비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로 우크라이나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형성됐다. 그 전까지 우크라이나에서는 정치인이나 올리가르히(신흥재벌)가 러시아로부터 값싸게 가스를 받는 대신 정치적 개입을 용인하는 부패가 만연했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공급 고삐를 더욱 죄자 가스가격 상승이 또 다른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영국의 표준가구 에너지 요금이 오는 10월 무려 80% 폭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영국은 국가 비상상황에 대비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전세계가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에너지 시장이 극히 혼란스러운 유럽의 상황은 특히 위험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는 지난 2월부터 우크라이나 정유소와 발전소 등 주요 에너지 인프라 시설을 목표로 삼고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주요 시설이 공격받을 경우를 대비해 이동식 보일러나 디젤 발전기 등을 포함해 최대 20만명이 버틸 수 있는 비상용 키트를 준비 중이다.

비트렌코 회장은 "키이우나 하르키우 같은 대도시가 정전된다면 비상용 키트만으로 충분하지 않겠지만 소도시의 경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모든 것은 피해 규모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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