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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초강세, 미국 경제에 이점만 있나...신흥국 경제 타격

달러 초강세, 미국 경제에 이점만 있나...신흥국 경제 타격

기사승인 2022. 09. 1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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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초강세, 달러 부채 신흥국에 치명적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배후
세계 중앙은행 금리인상, 인플레 억제 효과 반감
미 구매력 강화 속 미국 다국적 기업 매출, 주가 타격
JAPAN-STOCKS
8일 일본 도쿄(東京)의 한 전광판에 닛케이(日經) 평균 지수(오른쪽부터)와 엔·달러 환율, 그리고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표시돼 있다./사진=AFP=연합뉴스
달러화의 초강세가 세계 경제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WSJ은 "달러 강세가 이제 월스트리트(미국 뉴욕 금융가)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라며 달러 가치 상승을 수입품을 더 저렴하게 만들어 미국인의 상대적 구매력을 강화하지만 미국 다국적 기업의 실적과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외국 정부의 환율 시장 개입 가능성을 높이는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주식과 채권이 모두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안전한 피난처로 퍼 담은 달러화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영국 파운드화 대비 17% 상승했고, 달러·유로 환율은 유로화 도입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동등한 수준을 넘어섰다. 다른 통화들의 바스켓에 대한 달러 가치를를 측정하는 WSJ 달러 인덱스는 13%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1380원을 기록해 13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이 같은 달러화 강세는 신흥 시장 경제에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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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연합(EU)기 사이로 1달러 지폐가 보인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의 강세를 표현한 삽화로 해석된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신흥 국가가 국제 투자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면서 종종 부채 가격을 달러로 책정하는 상황에서 자국 통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 투자기관의 엑소더스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WSJ은 달러화로의 이동이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의 배후이고, 1998년 러시아 금융 위기의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달러화 강세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긴축 통화 정책을 복잡하게 한다. 호주·캐나다 등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8일 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공통 기준금리를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대 폭인 0.75% 인상했는데 에너지 등 교역의 가장 중요한 재화가 달러로 가격이 책정돼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인플레이션를 초래해 금리 인상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WSJ은 국제 비즈니스에 관여하는 미국 기업들이 달러화 강세를 이유로 6월부터 수익 지표를 하향 조정했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농기계 제조사 디어가 달러화 강세가 미래 이익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달러화 강세는 올해 초 애플·알파벳·엔비디아 등 해외 매출이 큰 회사의 주가에 타격을 줬으며 그 이후 주식 시장이 반등했지만 더 많은 기업이 경고를 보내고 있으며 이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고통을 의미할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달러화 강세가 보유 달러 매각 등 자국 통화 약세 국가의 외환 시장 직접 개입 가능성을 높인다고 우려한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과 영국·프랑스·서독·일본은 1985년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달러화 가치를 낮추기 위한 플라자합의에 도달했다. 대부분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현재의 정치 상황에서 그러한 개입 가능성이 낮다고 말하지만 일부는 이 옵션이 협상 테이블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고 WSJ은 전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7월 12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재무상 등을 만나 시장이 환율을 결정해야 하지만 드물고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개입이 필요하다며 개입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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