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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언론은 테러리스트들 도구”…황당한 ‘장군의 아들’

“미얀마 언론은 테러리스트들 도구”…황당한 ‘장군의 아들’

기사승인 2022. 09. 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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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동티모르 달리에서 열린 미디어포럼에 참석한 대표들의 모습. 이 자리에 미얀마 대표로 참석한 에 찬(오른쪽에서 네번째)은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는 미얀마 언론을 '테러리스트들의 도구'라고 폄훼해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미얀마국영언론 캡쳐
미얀마의 지난 군부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군장성의 아들이 유네스코(UNESCO)가 후원한 지역 미디어 포럼에서 지난해 벌어진 군부의 쿠데타를 옹호하고 (독립)언론을 '테러리스트들의 도구'라고 폄훼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이라와디는 지난 군부 정권인 떼인 세인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해군 출신 장성 소 떼인의 아들 에 찬이 최근 동티모르 딜리에서 열린 지역 미디어 포럼에서 이같이 '거짓 선전'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5~26일 열린 이 포럼은 동티모르·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미얀마 등을 대표해 참석한 연사들이 자국 미디어들의 도전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언론평의회(MPC) 회원 자격으로 해당 포럼에 참석한 에 찬은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주장과 입장을 되풀이하며 '선전'에 나섰다. 그는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2020년 치러진 총선에서 1200만표를 조작했다거나 NLD 출신 장관과 관리의 90%가 부패 혐의로 기소·수감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표적인 친군부 매체인 미얀마 인사이더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로 전복된 민선정부를 세웠던 NLD를 "부패한 자들의 정당"이라 부른 에 찬은 미얀마 언론들이 "쿠데타 이후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데 기여해 테러리스트들의 도구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부가 잡은 테러리스트를 인용해 "군부에 맞서고 있는 국민통합정부(NUG)와 시민방위군(PDF)가 모은 기부금의 20%가 페이스북에 가짜뉴스를 작성하기 위해 미디어로 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군부가 미얀마 언론에 대해 벌이고 있는 탄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에 찬의 발언이 알려지며 미얀마 33개 독립 언론기관은 지난 9일 해당 발언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미얀마 언론평의회라 불리며 미얀마의 현재 언론 상황에 대해 말한 것은 (군부) 정권의 잘못된 정보"라며 "미얀마 독립언론단체들은 미얀마 군사평의회(SAC)를 초청해 오보, 허위사실 유포와 혐오발언을 퍼뜨리는 지역·국제 언론 단체와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라와디는 포럼에 자금을 지원한 유네스코 자카르타 사무소는 논평을 요청하는 연락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2020년 11월 총선은 부정선거"라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켜 NLD 민선정부를 전복한 군부는 민간인과 언론에 대한 탄압을 이어오고 있다. 인권단체인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부터 지난 12일까지 2273명의 민간인이 군부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군부는 쿠데타를 비판하거나 군부와 뜻이 맞지 않는 10여개 언론사의 운영을 금지했고, 쿠데타 이후 수백 명의 기자들이 군부를 피해 숨거나 추방당하기도 했다. 이라와디는 "올해 3월에만 135명의 기자들이 체포됐으며 6명이 징역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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