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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앞서 ‘강제동원 배상’ 문제 조율… 관계 ‘물꼬’ 틀까

한·일 정상회담 앞서 ‘강제동원 배상’ 문제 조율… 관계 ‘물꼬’ 틀까

기사승인 2022. 09. 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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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장관, 하야시 日외무상과 회담
'강제동원 배상' 해결 위한 정부구상 전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회담 진행
원활한 '정상회담' 전망 밝혀
뉴욕 맨해튼에서 만난 한일 외교장관<YONHAP NO-1620>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19일(현지시간) 오후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일 외교장관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약 55분 간 만나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물밑 작업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77차 유엔총회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면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34개월 만의 일이다. 특히 양국 간 최대 갈등 요소였던 강제동원 배상 문제가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면서 양측 간 이견을 상당 부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곧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현안을 실무적으로 조율하는 자리였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면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측이 진정성을 갖고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배상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박 장관은 지난 8월부터 네 차례 열린 강제동원 민관협의회 결과와 정부의 구상, 피해자들의 요구를 일본 측에 설명했다.

정부는 피해자 측에 지급하기 위한 배상금 재원을 민간에서 조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기업 채무 인수보다는 한·일 기업 등 순수 민간이 재원을 조성해 대위변제(제3자가 변제)나 채무인수로 배상 판결을 이행하는 방안이다. 이대로 추진되면 새로운 조직이 신설되거나 기존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등이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으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의 수혜 기업인 포스코가 거론된다. 관건은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의 참여 여부다. 이들 기업의 참여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우선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일본 측도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국 측의 의견을 경청하며 긍정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에 앞서 회담 방식과 의제가 사전에 조율되면서 한·일 간 인식차를 좁힌 것은 소기의 성과로 평가된다. 다만 정상회담만을 위해 따로 마련된 자리가 아닌 유엔총회를 계기로 추진되는 자리인 만큼 일정에 따라 약식회담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형식적인 만남에 그치고 한·일 관계의 물꼬를 트기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대일본 관계 개선 의지가 지속적으로 표명됐고, 일본도 이에 화답해 정상 간 만남이 추진된다는 것 자체가 '한·일 관계'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란 긍정 평가도 있다. 문재인정부 당시 최악이던 한·일 관계의 복원 신호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문재인정부가 당시 아베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양국 관계는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중단 등 파국으로 치달았다. 여기에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결정하면서 한·일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한·미·일 3각 공조를 중시하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하면서 한·일 관계도 변화할 조짐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지난 6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차례 만났고, 지속적인 대일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또 북한의 북핵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위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의 공조 필요성은 더 높아졌다.

특히 한·일 관계를 둘러싼 대내외적 요소가 급변하면서 양국의 관계 개선 의지도 상당히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다만 강제동원 문제는 물론 위안부와 독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양국 관계 개선이 본격화하기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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