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들이 지난 8월 순매입한 NDF(역외 차액결제선물환) 규모가 60억8000만달러(약 8조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전망에 베팅하는 역외 세력의 투기적 수요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비거주자의 NDF 순매입 규모는 60억8000만달러였다. NDF는 만기에 계약원금의 교환 없이 계약한 선물환율과 만기 시 현물환율 간 차액만을 미 달러화로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NDF 거래가 외환시장의 현물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을 예상하는 해외 투기세력이 국내은행으로부터 NDF를 대량 매입하면 국내은행은 중립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그만큼 현물환을 매입하게 된다. 이 경우 현물환율에 즉각 반영돼 환율이 오른다. 실제 8월 한 달간 원·달러 환율은 월초 1304원에서 출발해 월말 1350원까지 치솟았다.
홍성국 의원은 "앞으로 한미 금리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환율 1500원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당국의 모니터링만으로는 투기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3분기 내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한 정부의 선제적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이 늦어도 9월에 나와야 하는데 속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며 "외국환거래법 등 관련 법령 개정 작업을 고려하면 지금 시작해도 2024년에야 시행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