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환전소 앞으로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이날 한때 달러당 1.0349파운드까지 떨어졌다. 1971년 이후 최저치다. /사진=AP·연합뉴스
파운드화 가치가 지난주 영국 정부가 발표한 감세 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한때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파운드화의 미국 달러 대비 환율은 이날 약 5% 떨어지는 약세를 보인 끝에 1.03달러까지 추락했다. 이는 1985년 2월 26일 기록한 1.05달러를 밑도는 사상 최저치다.
이날 파운드화 환율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긴급 금리인상을 할 것이란 기대가 무산된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당초 금융시장에서는 BOE가 파운드화 가치 폭락에 대응해 이번 주 비상회의를 열어 금리인상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다.
하지만 BOE의 결정은 시장상황을 좀더 지켜본 후 금리인상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BOE는 이날 늦은 오후 성명에서 "자산가격 급변에 따라 금융시장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물가 목표 2% 달성을 위해 필요한 만큼의 금리를 올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지만, 결정은 11월 3일로 예정된 다음 회의 때 상황을 판단한 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BOE 결정에 이날 파운드화는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움직였다.
여기에 영국 정부의 감세정책 방침도 파운드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23일 영국 정부가 50년 만에 최대 폭 감세 정책을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파운드화 투매현상이 나타났고, 25일 쿼지 콰텡 재무장관이 추가 감세 입장을 밝히자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더 떨어졌다.
금융시장에선 영국 경제에 관해 자신감이 약해지고 있어 파운드화 가치가 더 하락할 것이란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올해 들어 파운드화 가치가 미 달러 대비 22% 떨어졌으며 연말에는 1파운드가 1달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