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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 위기 몰려온다… 사장단 회의 소집한 대기업 ‘비상경영’ 돌입

‘3高’ 위기 몰려온다… 사장단 회의 소집한 대기업 ‘비상경영’ 돌입

기사승인 2022. 10. 0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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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총수 참여한 사장단 회의 줄줄이 개최
SK·포스코, 이달 그룹회의 열어 대책 및 전략 재검토
불확실성 속 대기업 유보금 1000조 돌파… 결단시점
1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이른바 '3고 현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하강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삼성·LG 등 국내 주요기업들이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국내 100대 기업이 쌓아둔 사내유보금이 1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위기 돌파를 위한 선제적 투자냐, 긴축이냐를 놓고 선택과 집중 차원의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한달 간 삼성·LG 사장단은 총수와 머리를 맞대고 그룹 차원의 비전과 전략을 재점검했다. SK와 포스코를 비롯한 대표 대기업들도 이달 중 그룹 사장단을 일제히 소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지난 달 26일 SDI·전기·SDS·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 사장단과 생명·증권·카드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 40여명이 모여 경기도 용인에 있는 인재개발원에서 2년여만에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엔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하면서 무게감을 더했다. 재계에선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사라진 '수요 사장단 회의' 식의 정례화 된 자리로 부활할 지 주목하고 있다.

LG 역시 지난 달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구광모 회장이 주재 한 사장단 워크숍을 열어 '고객 중심' 미래 경영전략을 가다듬었다. 사장단이 오프라인으로 모인 건 약 3년만이다.
부진 끝에 존폐 갈림길에 선 LG 모바일
서울 여의도 LG 본사.[연합뉴스]
SK도 최태원 회장이 참석 할 것으로 예상되는 'CEO 세미나'가 이달 셋째주 사흘간의 일정으로 열릴 예정이다. 그룹 차원의 비전을 공유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한 SK의 3대 연례 행사 중 하나다. 포스코그룹도 이달 내 그룹 경영회의를 열어 사장단과 전체 임원을 소집 할 계획이다.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와 글로벌 철강 수요 하강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그룹이 수뇌부를 한 자리에 모으는 건 넘쳐나는 불확실성에 전사 차원의 대응이 필요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500원 돌파가 예고 된 원달러 환율과 각 국의 인플레이션 출구전략에 따라 치솟는 금리, 러시아-우크라라이나 전쟁에 따른 물가 인상 등 글로벌 경기 하강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지원법과 칩4동맹,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추이에 따라 국내 간판기업들의 핵심 먹거리 전망도 흔들리는 중이다.
2 SK서린사옥
SK 서린사옥. [연합뉴스]
재계에선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대기업들이 사업 전략을 당장 새로 짜야하는 시점이 왔다고 보고 있다. 중장기를 내다본 선제적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거나 경기전망을 미리 읽어 일부 계획을 취소해 비용 절감에 나서는 등의 비상경영체제를 결정해야 한다는 식이다.

기업들이 장고를 거듭하는 정황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100대 기업 사내유보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은 2012년 630조원에서 2021년 1025조원으로 395조원 증가했다. 10대 기업으로 범위를 좁혀도 사내유보금은 같은 기간 260조원에서 448조원으로 188조원 늘었다.

의원실은 주요 기업들의 유보금이 급격히 증가한 것을 최근 국내외 사업투자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가 하강 추세를 보인 여파로 분석했다.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투자나 임금 등으로 사용하지 않고 비축해뒀다가 어려운 시기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봤다.
포스코 사상 첫 적자 기록할듯…대외악재 탓<YONHAP NO-1700>
포스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옥.[연합뉴스]
재계에 따르면 이미 1등 기업 삼성전자는 내년 경영계획 수립이 한창이다. 반도체사업 구조상 고환율은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족을 상쇄 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미국 텍사스에 진행 될 170억 달러규모 반도체 공장 착공시점과 반도체설계기업 ARM 인수까지 현안이 산적했다.

SK하이닉스는 고심 끝에 4조3000억원 규모 청주공장 증설계획을 보류하고, 대신 총 15조원이 투입 되는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M15X' 건설에 나선 상태다. 불황에도 투자해야 호황 때 이익을 볼 수 있다는 판단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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