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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신동빈 ‘시총 관리’ 특명에도…롯데제과·지주만 선전

[마켓파워] 신동빈 ‘시총 관리’ 특명에도…롯데제과·지주만 선전

기사승인 2022. 10.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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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사장단에 주가 부양 강조에도
10곳 중 8곳 시총, 최대 34% 감소
미래동력 화학 부진…고심 깊어져
동박제조업체 품고 반등할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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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를 올려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7월14일 열린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서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에게 실적보다 주가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주가는 곧 자본시장에서의 미래성장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당장의 숫자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주목하라는 주문이다.

여기에는 롯데그룹이 재계 순위 5위임에도 시장에서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도 깔려있었다. 실제로 삼성·SK·현대차·LG그룹은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어서는 것에 반해 롯데는 20조원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롯데의 주가관리는 시급하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이 위축되면서 신 회장의 특명 완수는 요원해 보인다. 롯데의 10개 상장사 중 하반기 VCM 당시보다 시총이 늘어난 곳은 롯데제과와 롯데지주뿐이다. 대부분의 CEO들이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가 성적표에 따른 롯데그룹의 연말 인사 폭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시총은 올초 20조9838억원에서 9월30일 현재 18조6388억원으로 11.2%가 감소했다. 신동빈 회장이 실적개선보다 주가관리에 힘쓰라고 CEO들에게 당부한 7월 14일 종가와 비교해서도 3.6%가 빠졌다.

시총이 오른 기업은 10개 상장사 중 롯데제과와 롯데지주뿐이다. 지난 7월 롯데푸드와 합병한 롯데제과는 올초 시총이 7732억원에서 9월30일 1조3067억원으로 69%가 늘었다. 롯데 상장사 중 시총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난달 29일에는 주가가 장중 한때 13만55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롯데푸드와의 합병 기대감에 9월30일 종가도 전일 대비 3000원 오른 13만8500원을 기록했다. 최근 1년 새 최고가다.

롯데지주도 시총이 올초 3조1836억원에서 9월30일 4조180억원으로 26.2%가 불어나며 신 회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문제는 신 회장이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화학계열이다. 그룹 시총의 3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롯데정밀화학의 시총은 올초 대비 각각 33.6%, 25%나 줄어들었다.

하반기 VCM 이후에도 롯데케미칼의 시총은 5조8097억원에서 4조9357억원으로 15% 감소했고, 롯데정밀화학도 1조6899억원에서 1조4525억원으로 14%가 줄었다. 롯데케미칼의 9월30일 종가 14만4000원은 최근 1년 새 최저가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의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실적에 영향을 주며 주가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화학사업에 쏠린 사업구조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최근 미래 성장사업으로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전에 참여하며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어 향후 반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화학과 함께 그룹의 핵심 사업 한축인 롯데쇼핑은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연초대비 시총이 198억원, 0.8% 감소했다.

시총이 줄어든 기업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신 회장이 기업 평가의 지표를 시가총액으로 삼겠다고 공표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시가총액이 크게 떨어진 계열사 CEO 임기도 내년 3월까지가 대부분이다. 롯데케미칼의 김교현 대표이사를 필두로, 롯데하이마트 황영근 대표, 롯데렌탈 김현수 대표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다.

연말 인사철이 다가오면서 평가를 앞두고 있는 CEO들의 긴장감은 그 어느 해보다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5대 그룹의 총수가 계열사 사장단에 시가총액을 적극 살피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례적"이라며 "신동빈 회장이 시총 관리에 적극 나서라는 의미는 곧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면서 "이번 연말 인사에서는 이 부분이 상당 폭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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