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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친환경 장벽 쌓아 中 희토류 견제…K-배터리도 탈중국 속도

EU 친환경 장벽 쌓아 中 희토류 견제…K-배터리도 탈중국 속도

기사승인 2022. 10. 0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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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LG에너지솔류션-SK이노베이션 제공]
LG-SK 배터리. [LG에너지솔류션-SK온 제공]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중국산 배터리·광물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유럽에서 제조·판매할 제품에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 희토류 등 원재료가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EU는 높은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핀란드·세르비아 등 역내 자원 개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럽에 생산기지를 둔 K-배터리 3사의 원재료 탈(脫)중국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U가 새롭게 만들 친환경 희토류 기준…韓 3사도 물밑 대응
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는 핀란드, 세르비아 등 유럽 국가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U가 '유럽 주요 원자재법' 제정 방침을 밝히면서 한국 배터리 3사도 현지 기준에 맞는 원재료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원자재법에는 광물 생산 과정의 친환경성, 광산 인부 및 주변 주민들의 건강상태 등 복합적인 기준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을 주요 기준으로 내세우지만 사실상 중국 희토류 업체들을 배제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시장의 약 70%를 생산하지만, 그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유럽 각국에서는 잠재 매장량 파악과 정련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세르비아는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10%를 차지하는 숨겨진 자원 부국이다. 그동안 환경파괴를 이유로 리튬 광산개발에 나서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지열(地熱)을 이용한 리튬 정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은 "스웨덴·핀란드는 100여 개의 희토류 광산을 보유하고 있고, 핀란드는 니켈·코발트 매장량이 많은 곳"이라며 "영국은 최근 전국 곳곳 폐광에 묻혀있는 희토류의 잠재 매장량 조사에 한창이다"라고 설명했다.

핀란드는 높은 니켈·코발트 매장랑 덕분에 지난 6월 미국 주도로 모인 11개국 경제협의체인 '광물안보파트너십'(MSP)에도 참가했다. 11개국은 한국·미국·캐나다·호주·핀란드·독일·일본·영국·프랑스·노르웨이·구주집행위다. 미국을 중심으로 자원 보유국, 배터리 제조국, 정련 기술 보유국이 협력하는 구조다.

배터리 3사는 오는 2026년 시행될 'EU 지속가능한 배터리 법안 수정안' 대비에도 한창이다. 수정안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제품정보와 생산과정·재활용 정보를 게재한 '배터리 여권' 도입, 배터리 소재의 재활용 의무 등이 담겼다. 당장 2026년부터 유럽에서 생산, 판매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원재료 출처를 밝혀야 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에, 삼성SDI와 SK온은 헝가리에 대규모 배터리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다. 이들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독일·프랑스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려면 배터리 여권에 정보를 기입해야 할 전망이다.

◇美·EU 중국 배터리·광물 견제…한국도 부담
미국과 EU의 중국 배터리와 광물, 희토류 견제를 본격화하면 한국 배터리 3사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 CATL은 독일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데, 원재료 대부분을 중국에서 실어온다. 하지만 EU의 광물, 희토류 생산과정 실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캐나다, 호주, EU 국가에서 원재료를 수급해야 한다. 중국산 값싼 원재료 효과가 사라지는 셈이다.

미국 시장은 중국 배터리 기업에 사실상 닫혔다.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에 '우려스러운 해외 기업·국가'(foreign entity of concern)가 관련된 광물 자원·가공한 자원을 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적혀있기 때문이다. 두루뭉술한 표현이지만 중국이 포함됐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유럽 정책에 맞게 일단 중국 지분이 굉장히 적거나 없는 광물 기업을 찾고 있는데, 이미 선점한 곳이 많아서 찾기 어렵다"며 "중국 견제가 심해지는 만큼 한국 업체들도 중국산 원재료의 대체재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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