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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2%대 저금리 사내 대출... 5년여간 총 454억

금감원, 2%대 저금리 사내 대출... 5년여간 총 454억

기사승인 2022. 10. 0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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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 기준 2.8%~3.56% 금리 적용
하단 금리 '주택자금용;, 상단 금리 '생활안정자금용'
금융권 "1억 연봉자 특혜성 복지, 사회 눈높이 맞지 않아"
금감원 "법률 따라 적법하게 운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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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직원들은 고금리 시대에도 2~3% 저금리로 수천만원씩 사내대출을 이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민들이 6~7%대 고금리로 은행 돈을 빌려쓰고 있는 것과 판이한 모습이다.

금감원은 최근 5년간 5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직원들에게 빌려줬는데, 대출 재원은 은행을 비롯해 금융사들이 낸 출연금이었다.

반면 은행 직원들은 금감원 감독규정 때문에 자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 타행에서 우대혜택 없이 돈을 빌리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 "금감원이 직원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어서는데, 재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복지라는 금감원의 해명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5일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답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감원은 지난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454억원을 금감원 직원들에게 대출해줬다. 이 기간 동안 직원 1163명이 사내대출을 이용했다. 1인당 대출 한도는 생활안정자금 용도로 6000만원까지다. 6개월 변동으로 금리가 재산출되고, 만기는 5년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는 주택담보대출이 제외됐지만, 신용대출의 경우 지속 활용돼 왔다.

사내대출 재원은 금융회사들이 내는 출연 분담금으로 조성된다. 공공기관과 기업 등이 세전 순이익의 5% 안팎을 적립해 만든 기금으로 사내 복지를 운영하는 것과 다른 방식이다.

게다가 금감원 사내대출 금리는 시중금리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6.24%다. 반면 올해 7월 기준 금감원 사내 대출 금리는 연 2.8%~3.56%였다.

신용점수가 높은 고신용자들도 6%에 달하는 금리로 은행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을 이용하고 있는데, 금감원 직원들은 절반 수준에 6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아왔다.

사내대출 금리 수준은 2017년(연 2.36%~2.89%)과 2018년(연 2.47%~2.98%), 2019년(2.34%~3.0%) 2%대를 보이다가 2020년과 2021년엔 하단이 1%대로 낮아지기도 했다. 금융사에서 걷은 돈으로 금감원 직원들은 저리 대출 특혜를 누려온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반기마다 시중은행 대출 평균금리와 연동한 변동금리로 운영 중이다. 또한 주택자금용 사내 대출은 지난 2020년 7월부터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사내대출 금리가 시중금리보다 1.5%포인트가량 낮은 것은 맞지만 근로복지기금법에 따라 근로자 재산 형성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평균 연봉 1억원을 웃도는 금감원 직원들의 이 같은 복지 혜택은 사회적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은행원들과 비교해서도 과도한 혜택이다.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자사 임직원 대상 일반자금 대출을 우대 혜택 없이 2000만원까지만 내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원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다른 은행을 전전하고 있다"며 "그런데 금감원은 내부 직원들에게 시중 금리보다 낮은 특혜성 대출을 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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