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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표현 사라지나…기상전문가 “새로운 정의 필요”

‘장마’ 표현 사라지나…기상전문가 “새로운 정의 필요”

기사승인 2022. 10. 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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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잦아진 '집중호우'
변화된 '장마' 양상에…"표현 바꿔야"
기상청장 "각계 의견 수렴할 것"
[포토]2022년 장마 시작, 최대 120mm 예상
지난 6월23일 전국이 장마에 돌입한 가운데, 시민들이 점심시간 여의도에서 갑작스러운 폭우에 우산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박성일 기자
여름철 잦아진 집중호우로 장맛비의 경계가 모호해진 가운데, 관련 표현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기상청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후위기 시대, 장마 표현 적절한가'라는 주제로 한국기상학회 가을 학술대회 특별분과를 개최했다.

앞서 유희동 기상청장은 "기후변화로 과거와 달라진 여름철 비를 '장마'만으로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표현 재정립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번 학회에서는 전문가와 언론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7건의 주제발표와 토론으로 변화된 여름철 기후양상에 맞는 새로운 표현을 모색했다.

◇전문가 "올여름, 장마철보다 '장마철 이후'에 비 더 내려"
전문가들은 이날 장마철과 강수 구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여름철 전체 강수량 중 장마철 강수량은 42.2%인데 반해 '장마철 이후' 강수량은 49.8%로 더 높았다.

강수율
1973-1993년과 1994-202년 사이 강수 분포 현황. 6월 하순~7월 상순 강수량이 과거에 비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제공=기상청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20년 동안 30mm/hr 이상의 집중호우는 1970~1990년대에 비해 빈도가 약 2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임교순 기상청 사무관은 "지역별 차이도 뚜렷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우리나라 중부와 남부 지역 간 강수량 차이는 458㎜로 1973년 이후 두 번째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기후변화에 대해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장마철 강수 지속기간도 크게 변했다"며 "단속적인 소나기와 국지적 폭우가 잦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표현 좋을까…"각계·국민 의견 종합 필요"
학계 일각에서는 아열대성 기후의 특징인 강수가 집중되는 구간을 의미하는 '우기'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국민의 이해와 멀어지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베리아 등 고위도 지역의 지면상태 변화로 인한 대규모 대기순환의 변화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장인 장은철 공주대학교 교수는 "장마가 종료된 후 소나기 및 국지성 강수가 집중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만큼, 최근 여름철 강수 발생과정과 특징들이 전통적인 장마의 특성과 부합하는지 추가 연구를 통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이근영 한겨레 선임기자는 "기상청과 학계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로서의 '장마'는 국민이 이해하는 일반용어와 간극이 있다"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용어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유희동 기상청장은 "여름철 강수특성이 변화하고 있어 적절한 형태의 구분과 표현을 찾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도 "'장마'는 온 국민이 수백 년 이상 사용해 온 친숙한 용어인 만큼 간단히 결정할 사항이 아니므로, 학계와 산업계는 물론 국민의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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