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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교회, 포괄적 차별금지법 포럼 “반대 의견 원천 봉쇄 우려”

신길교회, 포괄적 차별금지법 포럼 “반대 의견 원천 봉쇄 우려”

기사승인 2022. 11. 0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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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성결교회 주최, 이기용 담임목사 진행
법안의 독소조항 우려...문구 추가 등 대안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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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열린 포괄적 차별적금지법 포럼에서 이기용 담임목사(가운데)와 발제자, 참석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는 9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갖는 문제점을 논의하는 포럼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동성애·성전환 행위에 대한 반대 의견 표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용도로 이 법안이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날 포럼은 이기용 신길교회 담임목사가 진행했고, 발제자로는 △하재성 고려신학대학원 교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법무법인 I&S 대표변호사 조영길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황덕형 서울신학대학교 총장은 "이 법안은 반성경적인 신념이 기반에 깔려있을 뿐만 아니라 법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허술해 법을 아는 사람일수록 그 위험성을 지적한다. 일반인에게도 이런 부분을 알릴 필요가 있었다"며 이번 행사를 열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하재성 교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교회에서 반대하는 것을 두고 동성애와 성전환자(트랜스젠더)를 핍박하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며 반대 의견 표현을 곧 '혐오'라고 낙인찍는 시선을 경계했다.

이기용 목사도 "우리가 우려하는 부분을 세상과 공감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만들었다"면서 "차별 없고, 약자를 보호하는 건 성경의 정신으로 우리도 이걸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법안 속에 독소조항이 많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조영길 변호사는 법률가 입장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법적 완성도가 떨어지며 악용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일반인이 보기에 차별금지라는 이름은 상식적이고 좋아 보인다. 그러나 내용물을 잘 살펴보면 정반대의 법이다. 여러 개의 정당한 사유를 앞에 내세우고 독소조항을 집어넣어 결과적으로 '포괄적 반대 의견 금지법'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괄적 차별금지법에서 '차별'로 금지하는 사유로 꼽은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은 동성애와 성전환을 다른 식으로 표현한 '조작된 언어'"라면서 "동성애와 성전환에 대한 반대 의사 표현을 처벌함으로써 반대 의사를 원천 봉쇄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기성 부총회장 임석웅 목사는 "개별적이고 특별한 사례는 개별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법을 만들고 있다"면서 "차별금지법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은 일반인들이 잘 모르게 법안을 빨리 처리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우려의 뜻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국회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것은 성전환자가 부당하게 겪을 불편을 해소하고 최소한의 권리는 보장받게 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의원은 좋은 의도로 시작한 법안이었지만 법안이 신중하게 검토되지 못한 채 발의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논의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며 "독소조항을 없애자는 의견부터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차별금지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심과 신앙에 기한 동성애·성전환 반대'는 허용하는 조항을 법안에 넣자는 대안도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니지만 꼭 차별금지에 대한 입법이 필요하다면 독소조항은 없도록 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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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9일 열린 포괄적 차별금지법 포럼에 조영길 변호사(오른쪽 두번째) 등 발제자들이 이 법안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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