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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도 낮은 ‘이동노동자 쉼터’…“주차공간 등 수요 파악 보완을”

활용도 낮은 ‘이동노동자 쉼터’…“주차공간 등 수요 파악 보완을”

기사승인 2022. 11. 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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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실거리요금제 고발<YONHAP NO-2957>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배달의민족(배민)의 실거리요금제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별도의 사업장 없이 '이동'하며 근무하는 대리운전·퀵서비스·학습지 교사 등을 위한 이른바 '이동노동자 쉼터'가 곳곳에 설치되고 있지만, 쉼터의 이용건수는 하루 평균 20~30명에 그치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는 전체 근로자의 8.5% 정도로, 약 220만명으로 집계되지만 활용도가 턱없이 떨어지는 것이다.

21일 배달업계 종사자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는 경기 수원의 '이동노동자 쉼터' 사진과 함께 주차공간이 없다는 지적이 담긴 게시물이 올라왔다. 배달업 종사자들은 탑차 등을 세워둘 주차공간이 필요한데, 정작 전체 플랫폼 노동자 중 30%를 차지하는 이들은 쉼터를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북에 소재한 한 이동노동자 쉼터 관계자는 "하루 평균 (이동노동자) 14~15명 정도 온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업체 측에서 이용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는 얘기도 있더라"라고 토로했다. 쉼터마다 운영비로 연간 3억원 안팎의 예산이 소모되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지역에 소재한 한 쉼터 관계자는 "여기는 하루에 많게는 35명, 45명까지도 오곤 하는데, 쉼터 이용객들이 편하게 쉴 수 있고 어떤 서비스를 해주느냐에 따라 쉼터를 방문하는 사람이 적을 수도,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쉼터에서는 건강검진·고용지원·심리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택배기사는 시간이 곧 돈이라 쉴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주로 많이 이용하는 분들은 대리운전하는 분들이다. 기다리면서 콜을 잡을 수도 있고, 학습지 교사나 퀵배달 서비스하는 분들이 온다. 오토바이는 아무 데나 주차할 수 있으니까. (이동노동자 쉼터지만) 차량을 가지고 오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했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종사자들의 특성은 업종마다 매우 다양한데, 해당 수요를 모두 충족하는 여건을 갖추기 위해선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하다"며 "그에 비해 그 만큼의 활용도와 이용 수요가 있을 것이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노동보호제도에서 소외된 이들에 대한 주의를 환기해야 한다"면서도 "쉼터라는 모델에 대해 냉정하게 실효성을 평가하고, 해당 비용으로 이들의 권익을 옹호할 수 있는 대안이 있진 않을지 찾아가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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