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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200명 사망’ 발리 폭탄테러범 가석방

인도네시아, ‘200명 사망’ 발리 폭탄테러범 가석방

기사승인 2022. 12. 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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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onesia Bali Bomber Released <YONHAP NO-4748> (AP)
지난 2012년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을 위해 법정에 들어서며 웃고 있는 우마르 파텍(가운데)의 모습. 그는 2002년 발리 폭탄테러의 주범이지만 지난 7일 가석방됐다./제공=AP·연합
지난 2002년 인도네시아의 휴양지 발리에서 202명을 사망케 한 폭탄테러의 주범이 형기의 절반만 채우고 가석방됐다. 가장 많은 사망자(88명)가 발생한 호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석방이 이뤄진 것이다.

8일 AFP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전날 2002년 발리 폭탄 테러범 중 한명인 우마르 파텍을 가석방했다. 우마르 파텍은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제마 이슬라미야의 일원이다. 그는 지난 2002년 10월 12일 인도네시아 발리의 바와 나이트클럽에서 벌어진 폭탄테러에 사용된 폭탄을 제조한 주범이다. 폭탄 테러 직전 발리를 떠나 9년 동안 도주하던 중 체포돼 2012년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발리 폭탄테러 당시 사망자는 202명에 달한다. 그 중 8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호주는 지난 8월 그의 가석방 가능성이 점쳐지자 강력히 반대했다. 당시 앤서니 알바네즈 호주 총리는 파텍의 행동에 대해 "경멸과 혐오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며 "그의 조기 석방은 희생자 가족들에게 고통과 트라우마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정부가 그의 가석방에 반대하며 남은 형기를 모두 채우도록 해달라 촉구했지만 결국 가석방이 이뤄졌다.

파텍은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인도네시아의 공휴일 등에 이뤄지는 감형 등을 통해 총 33개월을 감형받았다. 감형과 함께 수감 기간이 전체 형량의 3분의 2를 넘어서면서 가석방 대상이 됐다. 한때 인도네시아 당국 관계자들이 "테러범은 일반적으로 가석방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만 그가 탈(脫)급진화 코칭 프로그램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특별한 요건'을 충족했다고 미국 ABC뉴스가 보도했다.

파텍은 지난 8월에 수감 중인 인도네시아 포롱 교도소에서 촬영한 인터뷰 영상에서도 자신이 연루된 것은 '실수'였다면서 테러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교도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해당 영상에서 그가 교도소장과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호주에서 격렬한 비난 여론을 불러 일으켰고 이후 영상이 삭제되기도 했다.

리카 아프리안티 인도네시아 법무부 대변인은 "파텍은 처음엔 일주일에 한 번, 그 이후로 한 달에 한 번 가석방 사무소에 보고해야 하는 등 당국의 감독 하에 놓인다"며 "가석방 상태는 2030년까지 유지되지만 신고를 하지 않거나 법을 위반할 경우 가석방이 취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파텍의 가석방 소식에 발리 테러 생존자들은 반발했다. 생존자 피터 휴즈는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탈급진화는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발리 테러를 꾸민 주모자였는데 풀려나다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호주 정부가 나서서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처벌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해야 한다"며 강력한 입장을 취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는 "호주 정부는 파텍의 조기 석방에 반대했으며 인도네시아 정부에 그의 가석방 기간 동안 지속적인 감시를 보장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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