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네이버 이해진 총수, 김상헌 대표 반대 속 39억 성남FC 후원 결정했나

네이버 이해진 총수, 김상헌 대표 반대 속 39억 성남FC 후원 결정했나

기사승인 2023. 01. 03. 07: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김상헌 네이버 대표, 성남FC 후원 '뇌물성' 반대"
당시 이사회 의장 이해진 최종 결정 가능성
"검찰, 당시 민원 업무 담당 윤영찬 의원, 정진상 만났다는 진술 확보"
윤영찬, 전면 부인
네이버 본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네이버 본사./사진=정재훈 기자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결정 당시 네이버의 후원금 지원에 반대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었던 이해진 총수의 책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최근 김 전 대표가 검찰에 "성남FC 후원이 뇌물성이 될 수 있으니 자신은 반대했다"는 진술에 대해 네이버 전·현직 임원들을 불러 확인했다고 한 매체가 최근 전했다.

◇ 네이버 '성남FC' 39억원 후원, 이해진 총수 결정 가능성 부각

네이버·성남시·희망살림·성남FC 후원금 4자 협약할 당시 네이버 대표이사였던 김 전 대표가 검찰에 "성남FC 후원이 뇌물성이 될 수 있으니 자신은 반대했다"고 진술한 만큼 네이버 최고 경영진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네이버 창업주이자 총수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성남FC 후원 당시 네이버 이사회의 의장이었고, 김상헌 당시 대표는 이사였다. 기업의 주요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이해진 총수가 이사회 의장이었던 만큼 성남FC 후원과 관련된 결정에 그가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두 번째 의사 결정자가 후원금을 반대했다고 하면 검찰 입장에선 최종 결정권자의 입장도 들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해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10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이병화 기자
검찰은 최근 압수수색을 통해 네이버가 작성한 것으로 전해진 '성남시에 제기할 민원'이라는 문건을 확보했다. 아울러 네이버 관계자로부터 '성남시가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라고 압박했다'는 진술도 들었다.

특히 검찰은 네이버의 성남FC 후원 대가로 제2 사옥 용적률을 올려주고, 고속도로 방향으로 제2 사옥 주차장 입구 방향을 변경해주는 등 편의를 제공한 정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네이버의 성남FC 후원이 제2사옥 건설과 관련된 '대가성'이 있어 '제3자 뇌물죄' 적용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제3자 뇌물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한 때 인정되는 죄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민원 제기 리스트'를 확보한 데 이어 "뇌물성이 있어 보인다"는 김 전 대표의 진술까지 확보함으로써 이해진 총수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소환·조사가 이뤄지면 '성남FC 후원금' 의혹의 '전모'가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성남FC에 '대가성'이 있는 후원을 했다는 점은 검찰이 잘 확보한 것 같다"며 "다만 네이버와 성남FC의 '몸통'이라 여겨지는 이재명 대표와 이해진 GIO의 소환 없이는 '꼬리 자르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헌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가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조사를 마친 후에는 기자들을 의식한 듯 모자를 쓰고 나왔다./사진= 특별취재팀
◇ "검찰, 당시 대관 업무 담당 윤영찬 의원, 정진상 만났다는 진술 확보"...윤영찬, 전면 부인

아울러 검찰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네이버의 이사(부사장)로서 대관 업무를 담당할 당시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만나 네이버 제2 사옥 신축 인허가 등을 논의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조선일보가 2일 보도했다.

검찰은 최근 윤 의원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요청했지만, 윤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해 진술할 만한 핵심적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불출석했다.

윤 의원은 이날 보도와 관련,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정진상 당시 비서관을 본 적도 만난 적도 없고, 성남 FC 후원 대가로 거론되는 네이버 제2 신사옥 추진 부서에 있지도 않았다"며 관련 보도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네이버는 2015~2016년 사단법인 '희망살림'을 통해 39억원을 성남FC에 후원금으로 전달했다. 이후 성남시는 네이버에 제2 사옥 건설 인허가를 내줬다. 또한 제2 사옥 주차장 출입구도 건물 뒤편에 만들어야 했던 처음 계획과 달리 분당수서고속도로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고 2018년엔 제2 사옥의 용적률도 670%에서 913%로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에게 '제3자 뇌물' 혐의가 있다고 보고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달 28일 검찰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 대표 측은 일정 등 이유로 거절했다. 이 대표 측은 내년 1월 10일~12일 출석을 두고 검찰과 조율 중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