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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SK하이닉스 ‘지속가능연계채권’ 발행 흥행…6조원대 유동성 확보

[마켓파워] SK하이닉스 ‘지속가능연계채권’ 발행 흥행…6조원대 유동성 확보

기사승인 2023. 01. 1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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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조2000억원대 채권 발행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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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10억 달러(약 1조 2455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연계채권(SLB) 발행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SLB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금리 등이 조정되는 채권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6년까지 온실가스의 57%를 감축하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 하락 국면에서 대규모 투자 자금 조달이 무척 고무적"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올해 반도체 업황 반등에 베팅하는 동시에, 이 채권에 담긴 회사의 기후변화 대응 의지에 신뢰를 보내준 결과"라고 밝혔다.

◇1조원대 ESG 채권에 304개 기관 호응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1조원 이상의 ESG 관련 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대기업이 ESG 경영 실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할 때도 통상 3000억~5000억원 수준이다. 그만큼 기관의 반응이 뜨거웠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304개 금융투자기관에서 관심을 보이면서 목표 금액을 기존 5억 달러에서 두 배 상향했다"며 "회사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투자금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SLB를 발행하며 2020년을 기준으로 오는 2026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도를 57%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도란 메모리 반도체 생산 용량 단위(비트, bit) 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뜻한다. SK하이닉스는 목표 대비 감축 실적을 지속가능성 보고 시스템에 매년 공개하고, 오는 2027년 상반기 중 최종 목표 달성도를 밝힐 예정이다. 이번 SLB에 대한 금리는 SK하이닉스의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도 감축 달성 여부에 따라 조정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번 SLB의 성공적인 발행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당사의 의지를 글로벌 투자자들에 인정받은 결과라고 본다"며 "앞으로도 당사는 ESG 경영을 선도하며 경제적 가치(EV)와 사회적 가치(SV)를 공히 높여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
SK하이닉스는 이번 채권 발행으로 6조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3분기 말 보유한 현금성 자산 4조 7192억원에다, 이달 중 1조 2455억원이 추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외화차입금 상환, 결제 대금 등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라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유동성을 미리 확보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메모리반도체 춘궁기'에 대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SK하이닉스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 8조5604억원, 영업손실 81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 감소하고, 수익은 적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 1~2분기 상황도 녹록치 않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최근 가격 추이를 볼 때 아직 바닥 시그널이 안 보인다"며 "4분기 보다 1~2분기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SK하이닉스가 미리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메모리 업황이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축소로 인한 공급제한 효과가 하반기에 집중될 전망"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실적 반등이 업계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의 최근 주가에도 하반기 업황 반등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8만7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27일 7만7000원보다 13%나 오른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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