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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 정의선號 지배구조 풀 열쇠 내놓을까

[마켓파워]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 정의선號 지배구조 풀 열쇠 내놓을까

기사승인 2023. 01. 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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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깜짝 발탁'으로 주목
'자금줄' 현대글로비스 성장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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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깜짝 발탁'한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을 앞두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이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5년만의 새 수장으로 발탁된 이 대표는 기업가치를 확실히 끌어올려 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풀어내야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공식 의결한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30일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12월부터 근무를 시작했고, 이번에 이사회에 합류하면 본격적인 경영활동이 시작된다.

이 대표는 1968년생으로 올해 만 55세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현대자동차 브라질 법인 CFO, 프랑스판매법인장, 미주유럽관리사업부장을 거쳐 가장 최근에는 현대차 프로세스혁신사업부장을 맡았다. 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혁신 신사업 전략을 주도해왔던 인물이다.

이사회는 이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추천하며 "재무, 해외판매 기반 전략기획 전문가로서 수익성 중심 해외권역 책임경영 체제의 기틀을 마련했고, 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의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위한 프로세스 전반의 혁신을 담당해 왔다"며 "그룹 전반 및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신사업 전략 실행 가속화를 통해 현대글로비스의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이사회도 언급했듯 신사업을 통한 기업가치 상향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정 회장의 '자금줄'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현대글로비스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가치는 1조3700억원 수준으로, 정 회장의 계열사 보유지분을 통틀어 가치가 가장 크다.

업계에선 정 회장이 이 지분을 활용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혹은 현대차 지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해나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약 22%를 소유하고, 현대차는 기아 지분 34%를, 기아는 다시 현대모비스 지분 17%를 보유한 순환출자 구조다.

리스크가 타 계열사로 쉽게 번질 수 있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면서도 대주주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결국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활용해 핵심 계열사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한마디로 현대글로비스 가치가 높을수록, 현대모비스 등의 가치가 낮을수록 대주주에 유리하다.

현재 현대글로비스의 주요 사업부문은 종합 물류사업, 유통판매사업, 트레이딩 등이다. 대부분 모기업인 현대차그룹과의 관련성이 높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매출, 매입)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놓고 봐도 자산 총액(10조570억·2021년말 기준)을 뛰어넘는 10조5500억원 규모였다. 글로비스 자체 사업보다는 모회사 영향력이 막대해 기업가치도 연동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독자적 사업을 통한 기업가치 상향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물류 사업 호조로 자금을 쌓은 만큼, 올해는 미래성장 사업에 더 집중할 전망이다. 현재는 스마트물류사업과 수소 사업,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 등 신사업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으나, 조만간 투자와 함께 사업이 구체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중고차 관련 사업은 지난해 미국 업체를 인수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사업과 배당정책이 구체화될 경우 팬데믹 기간 동안 쌓아놓은 3조6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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