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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빠 육아휴직, 공기업 사용은 늘고 사기업은 여전히 ‘눈치

한국 아빠 육아휴직, 공기업 사용은 늘고 사기업은 여전히 ‘눈치

기사승인 2023. 06. 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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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빠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아휴직 기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국가 가운데 최상위권이지만 실제로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을 중심으로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가 늘고 있지만 사기업에선 여전히 육아휴직 사용이 쉽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OECD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한국 남성들이 유급 육아휴직(배우자 출산휴가 제외)을 쓸 수 있는 기간은 52주로 일본과 함께 OECD 국가 중에 가장 길다. 이어 슬로바키아 공화국 28주, 프랑스와 룩셈부르크가 각각 26주, 아이슬란드가 20주로 뒤를 이었다. OECD 평균이 8.1주인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의 남성 육아휴직 제도 자체는 잘 마련된 것으로 평가되지만 실질적 활용도는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태어난 아기의 부모 중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4.1%로 엄마의 육아휴직 사용률(65.2%)에 비해 크게 낮다. 엄마는 자녀가 갓 태어났을 때 육아휴직을 주로 사용하고 아빠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인 만 7세 때 육아휴직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통계 결과를 고려하더라도, 2021년 전체 육아휴직자 17만3631명 가운데 아빠 육아휴직자 비율은 24.1% 수준에 그쳤다. 반면 OECD 조사에서 스웨덴, 아이슬란드, 포르투갈, 노르웨이 등 육아휴직 남성 할당제를 시행하는 나라들은 남성 육아휴직자의 비율이 40%이상이고 룩셈부르크는 50%를 넘겨 남성이 여성보다 많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공기업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남성 육아휴직 사용이 꾸준히 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 집계 결과, 2018년 1989명이던 공공기관 남성 육아휴직자는 2022년 5370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엔 한국수력원자력이 371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한국철도공사(347명), 국민건강보험공단(235명), 한국전력공사(192명), 강원랜드(151명), 토지주택공사(129명) 순이었다.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는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 및 경제활동 참여율 제고, 직장 및 가정에서의 성평등 문화 확산 등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된다. 또한, 여성의 사회참여율 제고를 통한 국내총생산 상승 뿐 아니라 저출생 극복을 위한 사회적 방편으로도 논의되는 만큼 공공부문에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느는 것은 고무적이다.

다만, 공공부문과 달리 일반 사기업에선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조직 내 눈치보기와 복직 후 처우 등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육아휴직급여의 소득대체율이 낮은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현 육아휴직급여는 통상임금의 80% 수준으로, 상한이 150만 원이다.

기업들이 육아휴직 자체에 미온적이란 시선도 있다. 지난 1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워킹맘&대디 현장 멘토단' 발대식에서 한 중소기업 근로자는 육아휴직을 내는 경우 기업에서 대체인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회사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일하는 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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