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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IT용 OLED 투자 잰걸음… 단가 맞추기는 ‘숙제’

삼성디스플레이, IT용 OLED 투자 잰걸음… 단가 맞추기는 ‘숙제’

기사승인 2023. 06. 0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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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 IT OLED 장비 발주 속속
日캐논토키와 가격 협상은 아직
증착기 1대 당 1조원 중후반 제시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4월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삼성디스플레이가 국내 장비 업체들과 잇따른 계약에 나서며 IT(정보기술)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을 본격화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증착 장비 공급은 난관에 부딪혔다. 핵심 공급업체의 턱없이 높은 가격 제시로 협상이 늦어지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HB솔루션, 아이씨디, 필옵틱스, 힘스, 케이씨텍, 에프엔에스테크 등 국내 업체들에 OLED 장비를 발주했다. 해당 거래들은 지난 4월 삼성디스플레이가 발표한 8.6세대 IT용 OLED 투자를 골자로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증착 장비 발주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핵심 공급업체인 일본 캐논토키로부터 높은 비용을 제시받으면서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업계에선 캐논토키가 증착기 1대당 1조3000억~8000억원의 가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착기란 빛과 색을 내는 픽셀을 유리 원판에 입힐 때 필요한 장비다.

캐논토키는 수평 증착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증착 방식은 크게 수평 증착과 수직 증착으로 나뉘는데, 삼성디스플레이는 수평 증착 기술을 활용해야하는 상황이다. IT용 OLED의 최대 고객사로 지목되는 애플이 수평 증착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기존 6세대 OLED 공정에 적용됐던 수평 증착 기술이 8세대에서도 안정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애플은 IT용 OLED 패널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애플의 OLED 시장 진입으로 태블릿 OLED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430만 대에서 올해 530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값비싼 거래비용 요구에도 애플이 점찍은 캐논토키를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다.

일각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OLED 생산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선 증착기 단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관측이다. 캐논토키가 제안하는 비용을 수용하고 거래를 진행할 시 일부 장비 발주로만 전체 투자 규모의 4분의 1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 수익성에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캐논토키가 아닌 다른 업체와의 거래도 검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내 장비 회사인 선익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 업체의 증착기 가격은 캐논토키보다 4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최근 선익시스템의 IT용 8세대 OLED 증착기 사용을 허가하면서 캐논토키 외 업체와의 작업을 열어둔 상태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캐논토키와의 거래를 선회하는 것이 묘안이라는 의견에도 힘이 실린다. 다만 선익시스템은 LG디스플레이의 국내 협력사로,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사의 공급망을 가져와야 하는 셈이다.

한편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제2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을 통해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생산에 오는 2026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기존 IT용 OLED의 유리 기판을 6세대급에서 8.6세대급으로 확대하고, 패널 생산을 연간 1000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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