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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가 글로벌 소주시장 공략을 확대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신규 법인을 세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베트남, 일본, 필리핀에 이은 7번째 법인이다.
24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1일 싱가포르 현지 법인 '하이트진로 SG PTE.LTD.'(가칭)를 설립하기 위해 2025년까지 3600만 달러(479억원)를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대표는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총괄(전무)다. 취득 예정일은 2025년 12월 31일이다.
이번 신규 법인의 총자본금은 9000만 달러인데, 이 중 하이트진로가 출자하는 금액은 40%다. 나머지 60%는 하이트진로홀딩스·진로소주·진로 Inc(해외계열법인) 등이 20%(1800만 달러)씩 출자한다.
하이트진로 측은 "글로벌 소주 시장 확대를 위한 해외 생산·판매 헤드쿼터(본부)를 구축하기 위한 법인 설립"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홍보는 본사가 주도할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가 싱가포르 소주 시장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매해 상반기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액(별도 기준) 추이를 보면 매해 증가했다. 올 상반기 회사의 수출액은 271억원으로, 전년 대비 32.2%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전체 수출액 증가율(25.0%)을 상회한다. 연평균 증가율도 소주(16.9%)가 전체(15.4%)를 뛰어넘는다.
회사는 이번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특히 하이트진로가 2018년 10월 싱가포르 가정시장 본격 진출하겠다고 밝힐 당시 과일소주에서 강점을 보였다. 같은 해 9월까지 과일소주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4% 증가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현지 대형 슈퍼마켓, 편의점 등 모든 유통 채널에 회사 제품을 입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필리핀·베트남 등 같은 동남아권 시장 공략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2016년 소주세계화 선포 후, 국내를 넘어 미국, 일본, 동남아를 중심으로 공략해 왔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대(對) 아세안 소주 수출량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연평균 23% 늘어났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현지 주류(증류주) 시장 1위(점유율 기준)를 차지하면서 성장을 주도했다.
2020년 당시 황정호 해외사업본부 총괄상무는 싱가포르 등 3개국의 세븐일레븐 총 4600여개 지점에 딸기에이슬을 신규 입점하며 가정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을 당시 "해당 법인을 거점 지역 삼아 동남아 현지화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하이트진로가 싱가포르를 동남아 소주 허브시장으로 육성하는 한편, 미국, 일본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