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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억대의 퍼즐] ‘쇳물부터 車’ 저력의 3위…미래차 패러다임은 ‘GM’ 손 잡고 왕좌로

[현대차 1억대의 퍼즐] ‘쇳물부터 車’ 저력의 3위…미래차 패러다임은 ‘GM’ 손 잡고 왕좌로

기사승인 2024. 09. 2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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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계열화, 공급망 리스크 위기 때마다 빛 발해
GM과 전략적 제휴…새로운 생산 패러다임 제시
차종 상호 보완성 커…부품 생산 협력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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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메리 바라 GM 회장 겸 CE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현대차그룹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로 대표되는 현대자동차의 수직계열화. 이러한 방식의 생산시스템은 현대차가 대외적 변수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안정적인 생산을 일궈내 1억대 판매량이란 금자탑을 달성하는 데 밑바탕이 됐다. 기존 수직계열화에서 한 발 더 나아간 현대차는 편견을 뛰어넘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차세대 모빌리티 시대의 새로운 생산 패러다임을 정립해나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한 수직계열화…1억대 금자탑 밑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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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생산 모습./현대차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수직계열화에 기반한 유연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해 왔다. 수직계열화는 계열사 등을 통해 부품에서 완제품 생산, 운송 판매까지 전 과정에 수직적 생산 체계를 세우는 것을 의미하는데,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0년 이후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면서 그룹 내 수직 계열화를 완성시켰다.

특히 이러한 현대차의 수직계열화는 공급망 리스크 등 완성차 업계의 위기 때마다 빛을 발했다. 지난 2022년 현대차·기아는 대다수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 사태 등으로 고전할 때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글로벌 첫 3위 판매량을 달성하기도 했다. 완성차 업체 중 수직계열화를 갖춘 기업은 현대차가 유일한데, 이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 생산능력은 1억대 판매 달성의 밑바탕이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22년 4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올해의 선구자'로 선정된 후 인터뷰에서 "수직계열화가 왜 필요한지는 공급망 문제만 봐도 알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GM과 깜짝 협력…왜 전략적 제휴 카드 꺼냈을까

현대차 GM 포괄적 협력
(왼쪽부터)실판 아민 GM 수석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 마크 로이스 GM 사장, 메리 바라 GM 회장 겸 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현대차그룹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지난 12일 미국의 제너널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다시 한 번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현대차와 GM은 승용·상용차량, 내연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 및 수소기술의 공동 개발 및 생산을 할 예정인데, 특히 이번 협업은 현대차가 수직계열화 기반의 생산을 해왔던 터라 더 화제가 됐다.

무엇보다 지난해 기준 세계 3위 판매량을 기록한 현대차그룹이 경쟁 상대였던 세계 5위 GM과 손을 잡은 것은 생산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떄문에 현대차가 기존의 수직계열화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새로운 생산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연구원장은 "현대차는 정의선 체제 들어와선 '교과서적인 경영'을 해나가고 있다"며 "그간 자동차 업계에서 전략적 제휴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수직계열화에 집중했던 현대차가 완성차 업체와 전방위적 협력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전기차는 물론 수소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있어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이 전략적 제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내연기관 위주 시대에선 현대차가 수직계열화로 이득을 볼 수 있었지만, 전동화 시대에선 수직계열화는 쉽지 않다"며 "더욱이 최근에는 각 나라들이 무역장벽을 세우는 상황도 수직계열화에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GM외에도 다음 달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토요타그룹과 수소 사업에서의 협력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제휴의 대상이 단순히 GM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권 교수는 "수소 분야 역시 하나의 기업이 홀로 개발 및 시장 개척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토요타도 마찬가지로 수소차를 만들어서 해외에 팔아야 할텐데, 현대차와 토요타가 손을 잡는 것은 한국과 일본 이외 나라에서 수소 협력을 같이 해나가자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상호 보완성 높은 현대차·GM…향후 협력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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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현대차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와 GM이 향후 어떤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5일 GM과 협력에 대해 "조인트 벤처 방식이 아닌 사업 부문 제휴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 사업 제휴 분야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GM 간의 차종의 상호보완성은 크다고 내다봤다. 다시 말해, 양사가 협력하는 데 있어 서로 강점을 보이는 차종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항구 원장은 "현대차의 경우 상대적으로 픽업트럭이나 대형 SUV에 약하지만, GM은 캐딜락만 보더라도 현대차와 비교가 안 될정도로 잘 만든다"며 "그런 점에서 차종의 보완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공동 생산 외에도 수소연료전지 등 부품 생산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현대차와 GM은 수소연료전지 등 부품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GM은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에 조단위 투자를 이어가며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 원장은 "자율주행 기술의 경우 GM 크루즈의 기술이 현대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며 "그런 점에서 이 분야에서의 협력에서 현대차가 얻을 수 있는 게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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