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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자년, 돈 풀어 대응한 코로나 속 기업규제 입법 쓰나미

[칼럼] 경자년, 돈 풀어 대응한 코로나 속 기업규제 입법 쓰나미

기사승인 2020. 12. 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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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논설심의실장)
논설심의실장
경자년, 올해 경제를 되돌아보면서 빠질 수 없는 단어가 코로나19와 부동산, 그리고 ‘경제민주화’란 이름으로 기업들의 행동을 규제하는 각종 규제입법들의 국회통과일 것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적자재정의 확대와 저금리 정책으로 돈을 풀어 대응을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돈 풀기가 있었기에 증시는 코로나 장기화로 올해 -1%대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견되는 실물경제와는 대조적으로 전례 없는 ‘유동성 장세’에 따른 호황을 누렸다.

물론 이런 호황 가운데 일부는 유동성의 확대보다는 비(非)대면에 따른 실수요의 확대에 따른 것이었다. 일부 학자들은 코로나19의 장기화 ‘덕분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이루는 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더 빨리 일상생활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코로나19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더라도 이런 추세가 역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

아무튼 이런 4차 산업혁명의 조기 정착과는 별개로 어느 시점에 와서는 이런 돈 풀기 ‘파티’를 끝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돈 풀기’가 지속되면 결국 돈의 가치가 급락할 것을 예측한 경제주체들이 “돈을 버리고 실물로 갈아타려는 지경”(flight into things)까지 도달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경제가 작동을 멈추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도 코로나19의 위세가 진정되면서 이런 돈 풀기도 멈출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다.

이런 예상에 따라 우리는 언젠가 이런 돈 풀기가 멈추고 금리가 정상화되면서 저금리에 따른 거품이 제거될 것이라고 추론해볼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이 언제 시작되고 또 이 과정이 큰 굉음 없이 연착륙(soft landing)으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그 시점은 각국의 통화당국의 정책 입장에도 달려있는데, 미(美) 연준이 이자율을 정상화시키다가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돌연 돈 풀기로 돌아선 것을 보면, 그 시점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다만 주식 투자자들이라면 이 시점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주식과 함께 대표적인 자산인 부동산시장도 주택가격의 전례 없는 상승이 이어졌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겠지만, 저금리의 돈 풀기도 한 요인이 되었다. 부동산가격을 잡겠다면서 실시한 정부의 정책들 가운데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역행하는 게 많아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가격상승을 부채질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저금리의 돈 풀기는 국가를 불문하고 언제나 주식과 부동산과 같은 자산의 가격 상승을 자극한다.

대부분의 기업들과 자영업자 등 경제주체들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와중에도 ‘경제민주화’를 표방한 기업규제 입법들이 국회를 통과했다. 기업단체들의 입법 자제 ‘호소’에도 절대다수를 차지한 여당은 이런 기업들의 호소를 엄살로 치부했다. 사실 하나의 입법만으로도 그 영향이 매우 지대하고 제도적 순응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수적 우위를 가진 여당이 기업들이 불편해하는 많은 입법들을 한꺼번에 통과시켰다.

사실 집단소송법 하나만 하더라도 집단소송 남발 가능성으로 기업에 엄청난 파장을 줄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집단소송법뿐만 아니라 징벌적 손해배상제,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규정한 상법 개정안, 공기업 노동이사제 등 기업들이 부담을 느낄 법안들이 무더기로 국회를 통과했다. 벌써 법무팀이 없는 중소, 중견기업들이 당장 닥친 내년 3월 주총을 걱정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런 기업에 대한 규제와는 대조적으로 노조 가입 조건과 활동범위를 넓혀주는 입법과 판례가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기업의 비용을 높이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범세계적 집단면역으로 코로나19의 위협이 사라져도 우리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다수’의 의견이 언제나 ‘옳다’면 이런 입법이 전혀 문제될 게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점을 여당과 정책담당자들이 잘 기억해서 문제가 있으면 빠른 입법만큼이나 빠른 개정에 나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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