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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미국의 중간선거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

[전인범 칼럼] 미국의 중간선거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

기사승인 2018. 10. 2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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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대통령 '미국 중간선거' 한반도정세 큰 영향
김정은위원장, 비핵화 선행조건 '통 큰 결단' 절실
북한 기다리지 말고 핵물질 신고, 국제사찰 수용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미국 사람들 중에는 지금 미국이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 이유로 최근 미국의 대법관 후보 검증 과정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보여준 정파주의 행태도 한몫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이 있게 한 토대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민주주의 제도의 협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은 다음 달 초에 있을 중간 선거로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선거다.

이번 중간선거는 미국의 상원·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로써 하원의원은 전부, 상원의원은 3분의 1이 대상이다. 미국 상원의원은 100석 중 2년마다 3분의 1을 새로 뽑는다. 현재까지 미국의 여러 흐름으로 봐서는 하원은 민주당이 우세하고 상원은 근소한 차이로 공화당이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로 많다. 이런 상·하원의 구도로 볼 때 민주당과 공화당의 협치가 더욱 중요해 지는데 그러한 협치가 벌써부터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도 하원을 장악하게 되는 민주당은 트럼프행정부에 대한 국정조사권을 적극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서슴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 대상이 되면 미국 국내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여러 혼란이 올 수 있다.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문제는 그 여파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 ‘미국 중간 선거’ 한반도 정세 큰 영향

만일 트럼프행정부가 이런 저런 미국의 국내 사정으로 인해 흔들리게 되면 지금 여러 가지로 진전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아주 단순하게 얼핏 보기에는 그동안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 그리고 대화와 협상을 종잡을 수 없이 구사하고 있어 다소 껄끄러운 입장에 있는 북한에게 유리할 것으로 판단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좋아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내 정세로 인해 흔들리게 되면 북한 입장에서 좋을 리가 없다. 한국에게도 좋을 것 같지 않다. 그동안 미국의 지원과 공조체제 아래 남북관계 개선을 이끌어 왔고, 또 나름대로 한국의 입장과 생각을 이해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흔들리는 게 결코 한국에게 유리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흔들림의 정도를 생각해 봐야 한다. 만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흔들리면 나름대로 지금까지 추진해 온 국내외 정책에서의 일관성을 기대할 수 있고 한국의 운신 폭도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흔들림이 너무 커서 여러 가지로 휘둘리는 수준까지 이르게 되면 남북관계도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될 지도 모른다.

적어도 미국정부가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짜증스런 상태에 직면하게 되면 지금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개선 발전을 추진하는 한국의 태도와 행동에도 매우 신중해 져야 한다. 이러한 흔들림은 바로 한 두 달 후인 내년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김정은 위원장, 비핵화 선행조건 ‘통 큰 결단’ 절실

계획 중인 북·미간의 2차 정상회담이 극적으로 올해 안에 성사된다면 이런 혼탁한 분위기의 시작점에서 이뤄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김정은 위원장의 통 큰 결단과 실질적 조치가 있어야 미국 국내 정치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빅딜 협상을 할 수 있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남북한의 의지나 역량에 관계없이 우리가 원치 않는 정세나 상황으로 끌려 들어갈 위험성이 우려된다.

만일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종전선언이든 평화협정이든 그 선행조건을 통 크게 제시해야 한다. 북한이 기다리지 말고 핵물질 신고와 국제사찰을 통 크게 수용해야 한다. 자칫 시기를 놓치면 트럼프행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동안 북·미간 협상의 역사를 보면 북한은 미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수준에서 협상에 임했었다. 이번에도 미국의 국내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러한 현실을 잘 판단해 북·미 협상에 임해 주길 주문한다. 결정적인 시기에 국내외 정세 변화로 길이 어긋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해당사자 서로가 남북 관계는 물론 북·미 관계에서도 지금보다 더 적절한 타이밍은 다시 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절박한 자세로 대화와 협상에 임할 때 모두가 만족하는 성과물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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