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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라카메라 새 주한미군사령관과 한반도 안보

[전인범 칼럼] 라카메라 새 주한미군사령관과 한반도 안보

기사승인 2020. 12. 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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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20년간 무능장교 퇴출한 미군 '세계 최고 군대'
'실전·지략' 겸비한 라카메라 새 주한미군사령관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2020년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가진 나라는 어느 나라인가. 바로 미국이다. 그 이유는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 스텔스 전투기, 그리고 핵무기가 아니라 바로 실전으로 다져진 군인들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미국 국민들 때문이다. 하지만 늘 그렇지는 않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한 초강대국이었던 미국은 소련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군대를 해산하다시피 했다. 그 결과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북한에 제공된 소련제 전차를 파괴할 수 있는 대전차 화기가 없었고 군인들은 무기가 있어도 쓸 줄 몰랐다.

명분을 찾지 못한 베트남전에서는 우리나라가 8년 가까이 도와줬지만 북베트남군을 이기지 못했다. 마약문제가 심각해 당직장교가 무장하지 않고서는 내무반을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모병제를 도입하고 간부교육을 강화해 개선했지만 1983년 그레나다에서 미국 학생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 간 그 민낯이 들어났다. 통신이 안 되고 훈련과 장비 부족이 역력했다. 미국은 합동작전(육·해·공군이 같이 싸울 수 있는 능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전적인 훈련에 박차를 가했다.

20년간 무능장교 퇴출 미군 ‘세계 최고 군대’

1990년 걸프전이 일어났다. 연합군의 승리였지만 미군 모병제의 성공이자 베트남전 이후의 오명을 벗는 듯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우선 미국의 적들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능력을 개발하고 미국은 오히려 승리에 취하는 듯했다. 정치적인 우유부단으로 급기야 알 카에다가 미국의 심장부를 공격하게 되는 것이 9·11 테러이며 이에 미국은 20년 가까이 전쟁 중이다.

테러와의 전쟁으로 미국은 고전하고 있지만 전쟁 능력은 최고조에 있다. 미군의 보병은 잘 훈련되고 장비도 최첨단이며 지난 20년 동안 많은 무능한 장교들이 퇴출됐다. 전쟁이 없으면 어느 나라든 머리 좋고 브리핑 잘하는 장교가 장군이 되기 마련인데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전쟁을 하면 머리 좋은 것과 브리핑은 소용이 없다. 무능한 중대장과 대대장들이 지난 20년 동안 미군에서는 많이 사라졌다. 이래서 미군은 지금 세계 최고의 군대다.

‘실전·지략’ 겸비 라카메라 새 주한미군사령관

이번에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지명된 폴 제이 라카메라(Paul Joseph LaCamera)는 2002년 중령 시절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격멸을 위한 아나콘다작전 일환으로 1개 중대 병력과 함께 적 퇴로 차단 작전을 했다. 상급부대의 오판으로 라카메라는 자신보다 3~5배 크기의 적과 마주쳤으며 적은 고지대를 점령하고 있었다. 18시간 동안 사투를 벌여 병력 3분의 1이 부상을 입었지만 적에게 상당한 피해를 주고 성공적으로 철수했다. 라카메라의 침착한 지휘와 부하들의 훈련이 가져온 결과였다. 라카메라는 그 결과 은성무공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상은 부하들 중에 죽은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라카메라 장군은 소령 시절에 한국에서도 근무했다.

라카메라 장군의 미 의회 인준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나 확정될 것이다. 미국은 정부가 바뀐다고 해서 그의 지명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또 미 태평양 육군사령관으로 근무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고 있어 더욱 반가운 일이다. 그럼에도 한반도에서 훈련 여건이 불비하고 주한미군과 유엔군사령부를 정치적으로 보는 시각, 그리고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오해는 큰 문제로 남아 있다. 그동안 전쟁의 여신은 군인 라카메라에게 너그러웠다. 브리핑도 잘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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