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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북한의 핵·재래식 전력 강화와 우리의 대응

[전인범 칼럼] 북한의 핵·재래식 전력 강화와 우리의 대응

기사승인 2021. 01. 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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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북한 미사일 발사 경보체계 구축 시간·투자 필요
북한 전술적 공격력·재래식 무장 위협 대비 시급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북한이 지난 14일 8차 당 대회를 마치면서 군 열병식을 열었다. 2020년 10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열렸고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와 2021년의 신년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국내외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8차 당 대회에서는 핵과 관련된 얘기를 36차례 했다고 한다. 또 군사 관련해서는 ①핵의 소형화와 경량화를 통한 핵 기술의 고도화 ②초대형 핵탄두의 생산 ③1만5000km 전략 대상 타격 소멸 ④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의 개발 ⑤수중·지상 고체엔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 ⑥핵잠수함과 수중 발사 핵전략 무기의 개발 ⑦군사정찰 위성의 개발 ⑧500km 전방 종심 정밀 정찰 무인기 개발 등을 공언하고 있다.

북한은 예전부터 장비를 “지능화·정밀화·무인화·고성능화·경량화”하겠다고 얘기해 왔다. 북한의 과장된 화법과 위장·심리전이 포함돼 있지만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과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무기 개발 방향을 고수하고, 특히 핵무기에 역점을 둔 것은 북한 인민을 위하는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번에 전시된 화성 계열의 대륙간 탄도탄과 북극성 계열의 수중 발사 탄도탄은 우리와 주변국은 물론 미국에 위협과 공격의 메시지를 담고 있고 무시하거나 시간을 끌면 가시적 도발로 이어질 것은 뻔하다고 본다.

북한 미사일 발사 경보체계 시간·투자 필요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무기 기술이 미국에 위협이 되려면 아직 시간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에 인접한 우리는 핵 위협이 당면과제다. 무엇보다 단거리 탄도탄이 핵탄두는 물론 화학무기를 탑재한 탄두를 가질 수 있어 우리에게 직접적이고 당면한 문제다. 이를 위해 한국형 방공무기를 강화하고 있지만 저고도 방공망과 대피소, 그리고 레이저 방공체계 등 추가적인 방어 수단이 필요하다. 아울러 북한의 미사일 활동을 감시하고 경고해 줄 수 있는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와 경보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시간과 투자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이 재래식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도 보여 줬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핵 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재래식 전력은 감축하는 것이 상식인데 오히려 재래식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북한군은 노동력과 국민 통제 목적으로 군에 편성돼 있다. 하지만 소위 특수부대에는 신체 건강하고 충성도가 높은 배경을 가진 젊은이들로 편성하고 이들에게 최신 무기를 지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성능이 개선된 소총과 기능성 피복·장구류, 보병용 다기능 로켓탄, 원거리 대전차 유도탄, 신형 자주포와 전차, 전술 차량 등 주로 지상군 장비였다. 특히 북한은 9M133 코넷(Kornet)이라고 불리는 대전차 유도탄을 만들고 있는데 우리나라 전차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다. 또 북한의 지휘·통제 시스템(C4I)이 개선되고 있다는 최근 보도는 우리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상과 공중 전력 강화에 우선하는 반면 북한은 지상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북한 전술적 공격력·재래식 무장 위협 대비 시급

북한은 지상군 100만 병력 중에서 20만~30만명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어느 정도는 보여주기식의 심리전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재래식 위협도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지상전에서 이러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커다란 경종이다. 이러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북한의 최근 지상무기 개발 동향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열병식 장비의 진위와 위협 정도를 파악한 후에 이에 대응하는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 결국은 막대한 예산이 드는 무기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안타까운 일이다.

먼저 육군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보병 전투병의 능력보강 사업인 워리어플랫폼 사업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워리어플랫폼 사업은 33종의 전투 장비와 장구, 피복을 조달하는 사업으로서 전투력 강화는 물론 군인들의 전투력 유지와 생존 능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육군은 설명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전력과 전략적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북한의 전술적인 공격 능력 향상과 재래식 무장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과 투자, 그리고 그에 따른 위협에 관심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 만약 이런 것들을 간과하면 비록 국력은 우리가 수십 배 앞서지만 국지 도발이나 국지전에서는 큰 망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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