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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한국경제가 중국 의존도 낮춰야 하는 까닭

[이효성 칼럼] 한국경제가 중국 의존도 낮춰야 하는 까닭

기사승인 2021. 02. 0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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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필
이효성 자문위원장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우리는 수출로 먹고산다고 말할 정도로 우리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중국에 대한 수출량이 오랫동안 우리 전체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할 만큼 매우 크다. 이 양은 한 나라에 의존하기에는 너무나 큰 몫이다. 그 나라의 천재지변, 외교관계, 경제상황, 무역 정책 등에 의해 우리 경제가 흔들릴 수 있기에 대중국 수출 의존도를 줄여 중국 위험(China risk)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었으나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는 몇 가지 이유로 더는 미룰 수 없는 절실한 과제가 되었다.

첫째,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의 강화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처음에는 무역 전쟁으로 나타났으나 점점 더 미국을 위시한 서방 경제와 중국 경제의 분리 즉 디커플링으로 나아가고 있고 이제는 아예 체제 대결이라는 새로운 냉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 싸움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단독으로 나섰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들과 함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싸움이 경제의 분리와 체제의 대결이 되면 될수록 한국의 안미경중(安美經中) 전략은 통하지 않을 것이며 중립적인 태도는 친중국으로 해석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때이긴 하지만 ‘중국 택하면 한국 처참해질 것’이라는 미국의 다소 거친 경고도 나왔다.

둘째, 중국 경제 자체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견제로 중국의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은 철퇴를 맞았고 전과 같은 고속 성장도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중국은 쌍순환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내수 중심의 경제 정책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중국은 너무 많은 인구로 다량의 에너지와 식량을 수입해야 하기에 내수 체제로는 유지되기 어려운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부의 양극화가 우심하고 그동안 넘치는 달러로 인해 중국 경제가 너무 방만하게 운영되었다. 그 결과 과도한 대외 부채(2조 달러), 지방정부 부채, 4대 은행의 부실 채권, 부동산 버블, 기업 부도 등과 함께 일대일로 사업의 부작용 등 많은 위험들이 불거지고 있다.

셋째, 중국 경제의 국가 리스크다. 중국의 경제와 산업은 민간이 주도하는 자유로운 시장 자본주의 체제가 아니라 공산 정부가 주도하는 매우 타율적인 국가 자본주의 체제다. 게다가 갈수록 국가의 고삐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하나 중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국가가 과잉의 재정 정책을 통해 특정 산업과 기업을 키우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따라서 국가의 개입으로 기업들에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실제로 금융 시스템을 비판한 마윈은 당국에 불려가 질책을 받고 예정된 앤트 그룹의 상장은 취소되었다. 게다가 정부 행정은 매우 불투명하고 관가의 부정부패는 상상을 초월한다.

넷째, 중국 당국의 거침없는 경제 보복이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때는 롯데가 그 기지를 제공했다고 여러 불이익을 가했고, 한국에는 중국인 여행 금지와 한류 수입 금지라는 한한령(限韓令)을 내렸다. 중국 상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서도 맞대응으로 일관했다.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 호주에 대해 엄청난 관세와 수입 금지로 보복했다. 이런 경제 보복이 결과적으로 중국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에도 중국은 정경 분리의 원칙보다는 경제 보복을 우선한다. 자신의 시장 규모를 과신하는 중국은 외교에서뿐만 아니라 무역에서도 매우 공격적이다.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클수록 보복에 더 취약해진다.

이런 이유들로 중국의 시장은 크지만 예측할 수 없다. 게다가 중국 시장에 안주하면 우리 상품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 시장 다변화와 공장 이전 등으로 중국 시장 의존율을 줄여야 한다. 한한령으로 한류가 세계화했듯, 중국 시장을 떠나면 더 큰 시장이 열린다. 120여 년 전 조선이 친러적 행태를 보이자 당시 패권국 영국은 일본과 동맹을 맺어 일본이 러시아를 견제하도록 도왔다. 그 결과 일본은 러·일 전쟁에서 이기고 조선의 주권을 빼앗았다. 우리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과거의 교훈을 잘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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