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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일본의 역사 왜곡

[이효성 칼럼] 일본의 역사 왜곡

기사승인 2021. 03. 0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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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필
이효성 자문위원장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이웃나라들이 서로 잘 지내려면 두 나라 관계의 역사에 대해 사실대로 기록하고 그대로 후세에 가르쳐야 한다. 이웃에 대한 침략이나 약탈이나 학살과 같은 가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그래야 선린이 될 수 있다. 그러한 예로 전후 독일을 들 수 있다. 독일은 나치의 침략과 그에 따른 가해를 사실대로 인정하고 신세대에게 그 사실을 가르쳐 오고 있다. 동시에 피해를 입힌 이웃나라들에 대해 자신의 가해 행위를 반성하고 사죄해 오고 있다. 그 결과 독일은 그 이웃나라들의 선린이 되었고 유럽에서 그들의 묵인 속에서 다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 가해자가 역사를 왜곡하여 그런 일이 없었던 듯이 후세에게 거짓된 역사를 가르친다면 그 피해자는 가해자와 잘 지낼 수가 없게 된다. 그런 이웃은 또 그런 가해를 할 수 있기에 경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웃에 입힌 피해에 대해 인정하고 후세에게 그 사실을 가르치는 대신 그 사실을 숨기거나 부정하거나 미화한다면 그런 이웃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불행히도 우리의 이웃나라 일본이, 특히 그 극우세력이 그렇다.

일본은 자신의 약탈과 침략으로 이웃에 피해를 입힌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의 가해가 엄연한 역사적 사실임에도 그것을 모른 체하거나 부정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왜곡해 왔다. 일본은 과거 왜인들이 한반도 남서해안 일대에서 왜구(倭寇·wako)로서 해오던 오랜 노략질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또 풍신수길이라는 군사 독재자에 의한 두 차례의 조선 침략 과정에서 전과의 증거로 무수한 민간인들의 귀와 코를 베어간 일을 비롯하여 왜군의 갖은 만행은 애써 무시한다.

왜는 한반도에서 선진적 문화를 전수받았으나 1192년부터 1868년까지 약 700년에 가까운 오랜 세월 동안 사무라이들의 군웅할거로 인해 함부로 인명을 살상하고 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잔혹한 군사 문화가 지배했다. 그런 왜가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대에 서양의 문물을 일찍 받아들인 덕에 일제(日帝)가 되어 신식 군대와 무기로 무장하고 러시아의 남하를 막으려는 영국과 미국의 도움에 편승하여 한국과 만주를 점령하고 야욕이 커져 동남아까지 침략하고 마침내는 태평양 전쟁까지 일으켰다 패망하게 되었다.

일제는 선전포고도 없이 느닷없는 급습으로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진주만 습격과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고 그 과정에서 식민지 약탈, 의병의 작두 처형, 민비 살해, 성 노예, 대량 학살, 생체 실험 등 인류사에 보기 드문 만행들을 저질렀다. 그럼에도 미국은 냉전을 빌미로 전범국 일본의 죄를 제대로 묻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 우익은 이런 만행들을 부정하거나 숨긴다. 그들은 자신의 한반도 식민 지배가 한반도의 근대화에 기여했고, 동남아 침략은 동남아를 서구 열강으로부터 해방시켰다고 미화하며, 위안부는 매춘부로 둘러대고, 남경 학살이나 생체 실험은 허구라고 부정한다.

일본은 1965년의 한일기본조약으로 한국과 일본의 모든 과거사 문제가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식민 지배에 대한 사과조차 하지 않다가 겨우 1995년 패전 50주년에야 무라야마 수상의 담화로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과를 했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부인하다가 1991년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으로 국제사회의 압력이 가중되자 마지못해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 장관의 담화로 위안부 동원에서 일제의 개입과 강제성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일본의 일부 극우 각료들은 걸핏하면 두 담화의 내용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일본 정부는 위안부 소녀상을 기를 쓰고 막는다. 또 한국의 몇몇 친일학자의 글이나 존 마크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논문에서 보듯, 매수한 친일 인사를 통해 사실을 부정하게 한다. 아베 신조와 같은 극우 세력이 득세한 후에는 그런 일이 점점 더 우심해지고 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함으로써 성숙해지고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으나 일본의 극우들은 그러기를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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