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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문화 상품의 영향력과 책임

[이효성 칼럼] 문화 상품의 영향력과 책임

기사승인 2021. 03. 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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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필
이효성 자문위원장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가요, 언론 등 문화 상품은 외부효과(externalities)를 발생시킨다. 외부효과는 상품 거래가 거래 당사자들이나 시장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 외부 즉 공중에 대해서 나타내는 효과를 뜻한다. 문화 상품은 그 상품을 생산하고 거래한 당사자들의 경제적 차원을 넘어 그 상품이 소비되는 동안 사회적으로 특정 가치, 이념, 태도, 행위를 생산하고 전파하는데 이러한 외부효과로 인하여 문화 상품은 교육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존재로 인식된다. 그래서 문화 상품은 사회 제 세력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각종 사회적 규제를 부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언론 자유와 예술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여 국가가 문화 상품의 생산과 유통에 개입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공, 북한, 베트남, 쿠바와 같은 공산 국가들은 문화 상품의 외부효과를 의식하여 그 생산과 유통에 적극 개입한다. 공산 국가는 본래 당과 국가가 선전선동의 수단으로 문화 상품을 기획하고 생산한다. 자국의 민간 업자가 생산하거나 외국에서 수입하는 문화 상품의 경우에는 철저하게 검열한다. 그래서 이들 나라에서는 자유롭게 생산된 문화 상품은 존재하지 않고 공산당이나 정부의 마음에 들지 않는 외국 문화 상품은 수입은 금지된다.

따라서 중국이 아무리 많은 인적 자원과 자본이 있어도 세계적 소구력을 지닌 문화 상품을 생산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과 역사와 문화를 널리 홍보하기 위해 외국의 제작사가 생산하는 문화 상품에 경제적 지원을 하고 그 대가로 내용에 간섭하는 방식을 택한다. 대표적인 것이 2020년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뮬란》 이었다. 이제는 한국 드라마에도 중국이 이런 수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철인왕후》 등 몇몇 작품에서 그런 의심을 사다가 최근 《조선구마사》에서 그 마각을 본격적으로 들어냈으나 우리 국민들의 항의와 국내 광고주의 광고 철회로 해당 방송사는 2회 방영 후 방송을 취소해야 했다.

이 드라마는 판타지물이지만 조선을 배경으로 한 채 태종과 세종을 폄하한 것 외에도 기생집의 모습이나 음식이나 소품, 그리고 기생의 의상이 모두 중국 것들로 채워졌다. 제작진은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제작진의 명백한 실수’라고 말했으나 그 작가의 소속사가 중국 회사였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역사 왜곡과 중국풍은 동북 공정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 중국 자본의 개입 없이 이런 식의 제작이 이루어졌다면 더 큰 문제다. 우리 문화 상품 생산자들의 투철한 역사 및 문화 의식이 필요하다. 역사와 문화를 팔아먹는 짓은 철퇴를 맞아 마땅하다.

한류의 인기로 한국 드라마, 영화 등의 내용이 전 세계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만큼 세계적인 소구력을 가진 문화 상품을 만들 수 없는 중국은 한류에 편승하여 자신들의 거짓된 주장이나 왜곡된 역사와 문화를 확산시키려는 노력을 계속 기울일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민간 회사를 내세워 우리 문화 상품에 광고나 PPL(간접광고), 또는 그 밖의 재정적 지원을 통해 내용에 간섭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 자본의 지원을 받는 작품은 중국의 역사 및 문화 공정에 이용될 수 있음을 늘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의 역사 및 문화 공정으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반중 정서가 매우 커졌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반사적 반중 정서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지원과 간섭을 받는 작품은 그들의 역사 및 문화 공정에 활용될 소지가 크고 그 품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중국 자본은 거부해야 한다. 앞으로도 계속 공산당 및 정부의 개입과 통제를 받는 중국 자본이 우리 문화 상품에 개입하려 들 것이다. 따라서 중국 자본은 아예 배격해야 하지만 받는 경우에는 철저한 제작 불개입의 조건이어야 한다. 아울러 판타지가 아닌 작품에서는 역사적 사실에 충실해야 하고 판타지라면 가명으로 우리의 역사와 문화와는 무관한 설정하에서 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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