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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칼럼] ‘산소카페’ 청송군의 ‘황금사과 유혹’

[조향래 칼럼] ‘산소카페’ 청송군의 ‘황금사과 유혹’

기사승인 2020. 09. 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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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0611
조향래 논설위원
오래전 대하소설 ‘객주(客主)’의 작가 김주영은 ‘청송 가는 길’ 문학기행 열차 안에서 동행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지금 대한민국 육지 안에서 가장 산골로 가고 있습니다” 김주영은 나아가 자신의 고향인 청송(靑松) 가는 길을 독도(獨島) 가는 길에 비유했다. 그렇다. 경북 청송은 육지 속의 섬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서울에서는 독도에 가듯 큰맘 먹고 나서야 했다.

먼길 기차를 타고 대구나 안동에 내려서 버스에 몸을 싣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비틀비틀 달려서 천신만고 끝에 도착하는 곳이 청송이었다. ‘객주’의 배경이자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무대 주산지가 있는 청송 가는 길은 그렇게 멀고도 험했다. 하물며 먼지가 풀풀 날리는 비포장길이 대부분이었던 시절에는 오죽했을까.

이제는 청송 가는 길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임진왜란 때 파죽지세로 북진을 하던 왜군도 되돌아갔다는 데서 유래한 험준한 노귀재에 이미 오래전에 터널이 뚫렸다.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철도와 고속도로가 지나지 않았던 산간벽지의 오명도 해소됐다. 대구에서 주왕산이나 달기 약수터까지 가는 데도 5시간씩 걸리던 시절에 비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나 다름없는 변화다.

슬로시티(Slow City) 운동이 벌어지고 느림의 미학에 가치를 부여하는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오히려 그 시절 그 풍경이 애틋할 따름이다. 이제는 세 사람이 동행을 해야 넘을 수 있었다는 험한 고갯길인 삼자현재는 차라리 보존을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골짜기’나 ‘오지’라는 수식어가 붙는 지역이 오히려 그리움의 대상이 됐다. 관광객을 부르는 경제가 됐다.

◇‘청송사과’ 사과브랜드 부문 8년 연속 대상

역설이다. 직선이 아닌 곡선에 시선이 다가서고 속도가 아닌 느림에 심신이 기우는 시절인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청송으로 가야 한다. 그곳에는 오랜 왕버들의 노래가 침잠(沈潛)하는 주산지의 새벽 안개와 수달래가 처연하게 피어나는 주왕산의 기암괴석과 폭포, 속병을 치유한다는 달기·신촌 약수물과 닭백숙, 선비의 호연지기가 어린 방호정과 백석탄(白石灘)을 경유해 길안천으로 이어지는 해맑은 신성계곡이 있다.

그 뿐인가. 늦여름 햇살에 사과가 무르익어 가는 산자수명한 산하와 청송인들의 순후한 인심을 지나칠 수 없다. 청송군은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시상식’에서 ‘산소카페 청송군’으로 도시브랜드 부문 첫 대상, ‘청송사과’로 사과브랜드 부문 8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경북지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2관왕에 등극하는 겹경사의 영예를 안았다.

‘산소카페 청송군’은 수려한 자연환경에 청송만의 청정한 힐링 공간적 색깔과 가치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청송군의 도시브랜드다. 또 하나 주목할 일은 ‘청송사과’라는 유명 브랜드에 컬러마케팅을 도입했다. 이른바 ‘황금사과’다. 붉은색 일변도의 사과시장에서 파격 전략이다. 소비자 반응이 우수한 시나노 골드 품종을 ‘황금진’ 브랜드로 개발했다.

지난해 청송사과축제의 주제도 ‘산소카페 청송군! 황금사과의 유혹’이었다. 시장의 다변화와 소비자 욕구의 다양화에 부응해 ‘한 손에는 주력 품종인 붉은색 부사, 한 손에는 황금사과’를 들었다. 청정한 산림이 82%에 이르는 해발 250m의 산간지역, 공기가 가장 맑은 산소카페. 산기슭마다 들녘마다 새큼달큼한 맛과 멋이 영글어가는 청송에 가면 숨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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