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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경영으로 100년 기업이 되려면?”…전문가들 의견

“총수경영으로 100년 기업이 되려면?”…전문가들 의견

기사승인 2020. 08.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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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LG, 구광모의 승부수!]
기업 이끌 수 있는 경영능력 검증 조건 공시화
경영권 방어할 수 있는 제도보완…상속세율 현실화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이 100년 기업 해결책일수도
LG 트윈타워
LG 트윈타워
100년 LG 구광모의 승부수
“총수 자격요건을 공시화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기업의 특징인 ‘총수경영’으로 100년 기업까지 가기 위해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금처럼 무조건적으로 대를 이어 자식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방식으로는 기업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총수경영을 유지하면서도 100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12일 김익성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을 이끌 수 있는 경영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조건을 시스템적으로 갖춰 총수가 되기 위해선 어려운 고난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도 인식시켜줘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가족도 직계로 한정하지 말고 유럽 등 해외 사례처럼 사촌·육촌 등으로 넓혀 능력 있는 경영자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LG의 구광모 회장의 승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 교수는 “LG는 경영승계 역사가 73년이나 된 기업으로 가업승계를 보면 부정적 사건도 없고 경영수업도 착실히 이뤄져 경험이 상당하다”면서 “40대 총수로 젊지만 혁신적인 행보나 경영 능력을 보면 총수로서의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만 42세인 구 회장은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재무부터 기획·제조와 해외 및 지방현장까지 두루 경험하며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받고 회장 자리에 올랐다. 한마디로 ‘준비된 총수’다.

다만 막대한 상속세 등으로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은 현행 제도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얼마 되지 않은 지분으로 황제적 권한을 가지고 군림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경영권을 유지·방어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은 국가경제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유럽 기업들도 4~5대에 걸쳐 총수가 경영을 하는 것은 흔하다”면서 “과감한 투자와 책임 있는 경영 등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총수경영이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큰 경우가 많았다”며 기업주들이 편법 상속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과도한 규제와 상속세율의 현실화를 제안했다.

물론 경영권 승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었다. 100년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오히려 낫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배주주로서 혼자 기업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그만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해외에서도 3세대로 내려갈수록 그런 체제로 변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서 바라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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