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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사업 포트폴리오 새판 짜는 조현준…뉴 효성 동력은

③사업 포트폴리오 새판 짜는 조현준…뉴 효성 동력은

기사승인 2020. 12.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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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 수소 연료탱크 핵심소재
조 회장, 성장동력 낙점… 적극 육성
연4000t 생산… 사우디 공장 건립도
세계최대 규모 액화수소 공장 추진
국내 충전소 1위… 전국 17곳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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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크레오라’, 전 세계 승용차 45%가 사용하는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 미국·러시아 시장 점유율 1위인 효성티앤에스의 ATM.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군이다. 효성그룹은 유독 ‘시장점유율 1위’ ‘국내 최초’ ‘세계최초’ 생산 제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효성의 창업주 고(故) 조홍제 선대회장으로부터 이어온 기술중시 경영철학 DNA가 이어온 결과물이다.

3대 경영자인 조현준 효성 회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기술경영을 중심에다 반 발짝 먼저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선제적 투자가 더해져 100년 효성의 디딤돌을 다지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은 탄소섬유와 수소충전소 사업, 폴리케톤 등 미래 신성장사업 육성에 전력투구하며 미래에도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이어가고 있다. “크게 숲을 보는 시야를 가지고 빠른 변화를 알아내고 선도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조 회장의 신년사 발언은 그의 경영전략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평가다.

그중 유독 주목되는 사업이 ‘탄소섬유(CFRP)’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우는 탄소섬유는 ‘산업의 쌀’인 철을 대체할 소재로, 일명 ‘미래산업의 쌀’로 불린다. 탄소섬유는 철이 사용되는 모든 곳에 적용할 수 있다. 무게는 철보다 4분의 1로 가벼운 반면, 강도는 10배나 세다. 향후 자동차 경량화의 핵심소재로 탄소섬유가 꼽히는 이유다. 최근에는 수소경제가 부각되며 탄소섬유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불안정한 수소 연료를 안전하게 보관·운송하기 위해서는 저장용기가 필요한데, 그 용기의 소재가 바로 탄소섬유이기 때문이다.

탄소섬유는 ‘화이트리스트’로 인해 일본과의 무역분쟁이 발생하면서 가장 우려를 자아낸 분야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현재 세계 시장은 도리에·토호·미쓰비시레이온 등 일본 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의 핵심인 수소경제가 일본의 탄소섬유 수출 제한으로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선구안이 주목을 받았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탄소섬유 생산 기술력을 보유한 것이 바로 효성이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2007년부터 일찌감치 탄소섬유에 주목했다. 효성은 당시 일반 섬유 부문에서 중국 업체들이 저가공세로 치고 올라오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었다. 스판덱스처럼 고부가가치 소재이면서 기술 우위로 다른 회사들이 쫓지 못하는 사업을 찾던 중 탄소섬유에 주목하게 됐다.

현재 탄소섬유 사업을 담당하는 효성첨단소재는 한국탄소융합기술원과 2007년부터 탄소섬유 기술 개발에 공동으로 나섰는데, 기술 개발에 돌입한 지 불과 4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성공해 상당히 화제를 모았다. 탄소섬유는 섬유 중에서도 가장 개발이 어려운 섬유로 꼽히기 때문이다. 기존 업체들이 탄소섬유 기술을 매우 비밀리에 다루고 있어 기술이 국경을 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효성첨단소재는 2011년 국내 최초로 고성능 탄소섬유 브랜드 ‘탄섬(TANSOME®)’을 자체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2013년부터는 양산에 돌입했다.

효성 관계자는 “탄소섬유는 효성이 보유한 섬유 개발 노하우의 집약체와도 같다”며 “사업부 내에서도 탄소섬유 개발에 대해 상당히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8월 탄소섬유 사업에서 또 한번의 도약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전라북도 전주시 소재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탄소섬유 신규 투자 협약식’을 열고,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수소 경제로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며 “탄소섬유 후방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효성의 탄소섬유 투자는 탄소소재 자급화를 위해 매우 의미가 크다”며 조 회장의 과감한 투자를 반겼다.

조 회장의 투자는 올해 1월 첫 결실을 맺었는데,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공장이 증설을 마쳐 연간 생산규모가 2000톤에서 4000톤으로 두 배 늘어났다. 효성은 2028년까지 이를 2만4000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계획대로 증설을 마치면 글로벌 톱3(Top3)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탄소섬유뿐만 아니라 수소충전소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효성 수소충전소 사업은 효성중공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일찌감치 사업을 선점한 덕에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은 2000년부터 압축천연가스 충전 시스템 사업을 이어오면서 시장점유율 40%의 CNG충전사업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8년 수소충전소 보급 사업에 진출했고, 현재는 수소충전소 17곳을 납품하며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효성은 특히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꾸준히 핵심장비 국산화를 이뤄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수소 충전기·수소가스 냉각 시스템·수소가스 압축 패키지 등을 국산화했다. 덕분에 데이터 분석을 통한 꾸준한 피드백과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효성은 기체 수소충전소 사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다 충전이 빠르고 경제적인 액화수소 충전소에도 도전한다. 액화수소는 기체 상태의 수소를 액체화해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인 것이다. 저장이나 운송이 쉬운 데다 충전소 부지도 기체수소 충전소의 30%면 건립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산업용 가스전문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손을 잡았다.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운송과 충전시설 설치 및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양 사는 2022년까지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에 연간 생산규모 1만3000톤 규모의 세계 최대 규모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한다. 액화수소 1만3000톤이면 수소차 10만 대를 충전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 신설공장에서는 효성화학의 용연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에다 린데그룹의 수소 액화기술·설비를 적용해 액화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공장 완공시점에 맞춰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120여 개 수소 충전소(신설 50곳, 액화수소 충전설비 확충 70곳)도 만들어 수소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효성은 기존 포트폴리오의 강점을 살려 신소재 사업에도 집중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친환경 소재를 잇따라 선보이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우등생’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

효성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나일론·폴리에스터·스판덱스 모두에서 재활용 친환경 원사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1분기부터는 세계 1위 아웃도어 백팩 브랜드 ‘오스프리(OSPREY)’의 요청으로 개발한 고객맞춤형 제품 ‘마이판 리젠 로빅’을 납품하고 있다. 마이판 리젠 로빅은 세계최초로 섬유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소재다. 1㎏ 생산할 때마다 6~7㎏ 이산화탄소의 온실가스 절감효과가 가능하다. 지난 4월에는 삼다수 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섬유 ‘리젠제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기오염물질인 일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해 만드는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케톤’ 역시 꾸준히 육성하고 있다. 폴리케톤은 2013년 효성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한 물질로, 1톤 생산할 때마다 일산화탄소를 약 0.5톤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전력량계나 수도계량기 등에도 적용되며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발맞춰 세계 최대규모 액화수소 공장 신설, 아라미드 공장과 해외 스판덱스 공장 증설을 발표하는 등 선제적 투자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급변하는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며 “효성이 영위하고 있는 소재·에너지 등의 핵심 사업 분야에서 고객사들의 니즈에 딱 맞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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